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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대천천이 학교 울타리 "어울림을 배워요"

부산 배움공동체 '마을학교'

  • 강승만 기자 smk@kookje.co.kr
  •  |   입력 : 2015-04-27 19:47:5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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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산아래마을학교 아이들이 백양산 산책로에서 산나들이를 하고 있다.
# 산아래마을학교

- 지역주민 출자 부모공동시설
- 동네탐방 판소리 산나들이 등
- 학년·요일별로 1일 2개 활동

# 대천마을학교

- 교사·수강생은 대다수 마을주민
- 올해 동아리 6개·강좌 14개 운영
- 방과후학교·평생교육기관 역할

초등학생만 돼도 방과 후 학원을 전전하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경쟁 위주 교육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경쟁보다 조화와 어울림을 가르치기로 결심한 부모들이 마을학교를 세웠다. 마을 주민이자 학부모인 이들이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를 가꾸고, 마을 공원과 주변 숲 등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함께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덕분에 형제자매없이 홀로 크는 아이들은 매일 만나는 형, 누나, 동생이 생겼다. 한살림, 푸른바다아이쿱생활협동조합 등 풀뿌리 지역단체를 통해 아이들에게 질 좋은 간식도 제공한다. 부산의 지역친화형 배움공동체 '마을학교'를 찾았다.

■산아래마을학교

"아이들을 숲에 데려가면 나무에 오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스스로 놀이 거리를 찾아요. 우리 세대가 그랬듯이 자연 속에서 자란 것이 나중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산아래마을학교 김안선 대표교사)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산아래마을학교(전 백양마을학교)는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지역 주민들이 출자해 2012년 문을 연 '부모공동시설(협동조합 형식)'이다. 현재 학생은 당감·부암동에 거주하는 20가구 21명이다. 10년 가까이 운영한 공동육아어린이집 참여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이 초등학교 진학 후에도 생태·공동체 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했다.

마을학교는 학년별로 교실와 마을, 공원, 숲 등에서 활동한다. 요일별로 동네 탐방, 판소리, 미술전래놀이, 산나들이, 요리활동 등 1일 2개의 활동을 한다. 오후 5시30분에 마치지만 7시까지 자유놀이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인근 공원과 선암사 근처 숲에서 마음껏 뛰어 논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어울려 텃밭도 가꾼다. 매달 한번 '먼나들이' 날에는 갈맷길을 걷는다.

학부모 출자로 장소를 마련했고, 회비로 교사 월급 등 운영 비용을 부담한다. 교사 조합원(3명) 중 한 명은 학부모 교사다. 일반 학부모도 원하는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지난 24일에는 김지영 학부모가 색소와 설탕 섞인 불량식품을 사 먹는 아이들이 많아 불량식품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식품안전교육을 했다.

마을학교는 생협, 한살림 등 지역 단체와 연계해 예비학부모교실과 마을어린이장터 등도 열었다. 자녀 둘을 공동육아로 키운 김안선 대표교사는 "마을학교는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마을 공동체를 살리는 교육이다. 부모들은 아이 교육과 함께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해야 할 일도 고민한다"고 말했다.

■대천마을학교

부산 북구 화명동 대천마을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바느질을 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1년 정도 바느질을 배웠고 그동안 손가방과 양말을 이용한 인형도 만들었어요." 김서현(13) 양이 북구 화명동 대천천 환경문화센터 3층에 위치한 '대천마을학교'에서 바느질 수업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느질이 배우고 싶어 선생님에게 바느질 교실을 열어달라고 했어요." 하혜인(13) 양이 덧붙였다. 선생님은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이웃 학부모. 오후 4시 아이들이 모여들자 마을학교에는 활기가 넘쳤다.

대천마을학교는 1999년 공동육아협동조합을 함께 했던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2008년 기금(2800만 원)을 조성해 '마을교육공동체'를 설립했다.

마을학교는 올해 동아리 6개와 강좌 14개를 운영 중이다. 강사와 수강생은 대다수가 마을 주민이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부터 어른까지 참여하는 방과후학교는 영어·문학교실, 독서와 글쓰기, 바느질, 태극권, 기타, 축구, 요리 등 학생들 희망에 따라 수업을 운영한다. 동아리는 중용, 역사, '몸살림', 영성철학 등 10~50명의 어른 위주로 활동한다.

마을학교는 주민 모두에게 열려 있다. 방과후학교에 다니면 수강료(3만~5만 원)를 내야 하고, 동아리활동과 마을문화강좌는 무료다. 학교 운영비는 회원들의 회비와 푸른바다아이쿱협동조합 후원금 등으로 충당한다.

대천마을학교 이귀원 교장은 "마을학교는 아이들에게는 방과후 교육기관, 지역 주민에게는 평생교육기관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수학 교실도 운영한다.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학생과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천마을학교는 8년, 산아래마을학교 4년째 운영 중이다. 재정 부족 등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을 알기에 부모들은 마을교육공동체에 기꺼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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