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대흠 대표가 26일 부산 중구 중앙동에 문을 연 애플박물관의 전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휴일인 26일 오후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수십 대의 컴퓨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세월이 흘러 누렇게 변한 1980년대 제품부터 최신형 맥북까지 애플 제품이 종류별·시대별로 빼곡히 전시됐다. 벽에는 애플 컴퓨터인 매킨토시에 대한 설명과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사진이 걸려있다. 말 그대로 '애플의 모든 것'이 한자리에 모였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IT 기업 '애플'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애플 컴퓨터 박물관'이 최근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 근처 문화의 거리에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찾은 취재진에게 100여 점의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 등을 꺼내놓은 이는 대표 엄대흠(48) 씨. 창고에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애플 제품이 수백대에 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엄 대표는 컴퓨터 프로그램 일을 하다 지난 1991년 부산경남지역 애플 총판업체에 취직하며 애플과 인연을 맺은 뒤 관련 제품 수집을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의 철학과 애플의 탁월함에 매료됐다는 엄 대표는 "애플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스마트 환경은 없었을 것"이라며 애플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은 무엇일까. 엄 대표는 1987년산 '매킨토시 플러스'를 꼽았다.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오래된 제품으로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두 번의 실패 끝에 확보에 성공했다. 흑백 화면만 껌뻑이는 '옛날 컴퓨터'가 낯선 이들을 위해 엄 대표는 상세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제품 하나하나 설명을 듣다 보면 1시간은 훌쩍 지난다.

입장료도 없고 관리도 힘든 개인 박물관이지만 그저 좋아서 시작했다는 엄 대표는 훗날 뉴욕 맨해튼 애플스토어처럼 멋진 애플 컴퓨터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엄 대표는 "평소 부산에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적어 아쉬웠다"며 "애플 박물관이 개인 박물관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애플박물관의 개관 시간은 주중 자율 관람은 오전 11시~오후 3시, 주중 예약 관람은 오후 4시~7시, 토요일 예약 관람은 오전 11시~오후 5시이며 일요일·공휴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