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원들이 21일 오후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 롯데몰의 한 식품매장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 매장은 부산도시공사 이종철 전 사장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수사 대상된 식품매장 일부
- 月 1000만 원 이상 순수익
- 계약 기간 4년으로 긴 데다
- 롯데몰과 직접 계약 맺어

'동부산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도시공사 이종철(63) 전 사장을 포함해 부산시와 기장군, 기장경찰서 직원이 가족 명의로 롯데몰 동부산점의 식품매장을 임차한 점을 확인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매장들은 롯데몰 내 요지에 있고 일부는 매달 1000만 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는 노른자위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매장은 브랜드별로 롯데쇼핑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브랜드에서 다시 운영자를 선정하는 구조와 달리 롯데몰 동부산점이 직접 계약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고수익 매장의 임차 자체가 공직자에게 특혜나 다름없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이 전 사장과 부산시 고위공직자 출신 A 씨, 기장경찰서 간부 B 경감의 가족을 비롯해 기장군 간부 C 씨와 현직 부산시의원 측근 인사가 직간접적으로 롯데몰 동부산점의 식품매장을 임차해 영업 중이다. 여기에 일부 부산시 직원이 지인 명의로 해당 복합쇼핑몰 식품매장을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산관광단지와 관련한 시·시의회·군·도시공사·경찰 등 모든 행정기관 관계자가 롯데몰 동부산점의 상가 임차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동부산관광단지 내 또 다른 상업시설인 푸드타운에서도 부산시의원의 혈족과 기장군의원, 기장군 간부, 부산시 공무원 등이 사전 분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사전분양자들 가운데 일부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고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롯데몰 동부산점과 푸드타운은 동부산관광단지 내 상업시설 가운데 규모가 1, 2위로 입점만 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이 앞다퉈 임차 및 분양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가운데 사무관급인 기장군 간부는 롯데몰과 푸드타운에서 모두 상가를 임차·분양받았다.

롯데몰의 경우 계약 기간과 월수입 중 롯데몰이 걷어가는 수입 등은 상가별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식품매장은 롯데몰과 직접 계약을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계약이 용이하고 긴 계약기간(4년)에다 다른 매장들에 비해 수익이 월등하다는 점에서 롯데몰 개장 전부터 공직자들의 상가 임차 소문이 파다했다. 검찰은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롯데몰과 입점을 통해 고수익을 노리는 공직자들이 상가 임대차 계약을 통해 부적절한 거래를 했고 이를 뇌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쇼핑몰에서 직접 임대차하는 식품매장의 계약 내용은 직원들도 거의 알지 못한다"며 "다른 유통기관에서도 이른바 '힘 있는 사람'이 식품매장을 차지한다는 소문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