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희생자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를 찾은 단원고 전교생이 조문을 위해 분향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역 광장 시민 자필편지 위로
- 북·중구 촛불집회 희생자 넋기려
- 창원선 세월호 기억의 벽 제막식

-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눈물 바다'
- 편지 낭독·씻김굿 등 진도 추모제
- 성난 유족 불참 반쪽행사에 그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전국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물결이 출렁였다.

■단원고생 통곡의 합동 조문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전교생 800여 명은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선배와 동기의 넋을 기렸다. 가슴팍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단 학생들은 정부합동분향소라고 적힌 하얀 천막에 이르자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노란 난으로 둘러싸인 희생 학생과 교사들의 영정 앞에 서자 학생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영정 앞 재단에 학생들이 내려놓은 하얀 국화가 쌓일수록 분향소 안을 채우는 울음소리는 커졌다.

그동안 전하고 싶었던 말 대신 눈물로 인사를 전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부축을 받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겨우 옮겼다. 분향소 밖으로 나온 일부 생존학생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한참을 통곡했다. 탈진에 가까운 증상을 호소해 나머지 학생들이 모두 헌화를 마칠 때까지 한동안 분향소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장동원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일부 학생들은 어젯밤 잠도 못자고 등교했다.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학교 가기 싫다는 학생들도 겨우 학교로 보냈다"며 "하루빨리 사고 진상 규명이 이뤄져 아이들도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종자·희생자 가족 추모식 불참

파란바지 영웅의 눈물- 16일 오후 제주항국제여객선터미널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식에 '파란바지 영웅' 김동수(오른쪽) 씨 등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며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분향소에는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조문객이 찾아 어린 넋을 위로했다. 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에서는 '세월호 사고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전남도, 진도군,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이낙연 전남도지사, 지역 주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사고 당시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을 역임한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도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날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정부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기하고 실종자 수습을 위한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가족들은 추모식에 불참했다.

진도 국악고교 학생들의 추모공연과 함께 시작된 추모식에는 세월호의 지난 1년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으며, 진도 학생이 직접 쓴 추모 편지 낭독, 추모 풍선 날리기, 씻김굿 공연 등이 이어졌다.

■부산 경남에서도 추모 열기

부산과 경남에서도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오후 7시30분 동구 초량동 부산역 광장에서도 1주기 추모대회가 열렸다.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진상규명 가로막는 시행령 폐기하라' '세월호를 인양하고 진실을 인양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또 노란 종이배를 접어 희생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단원고 학생 유족에게 쓰는 편지를 모으며 추도와 위로의 뜻을 나타냈다. 행사 이후 이들은 부산역 광장에서 중구 광복로 시티스팟까지 1시간 동안 행진을 벌였다. 또 같은 시간 북구와 중구에서는 촛불 집회가 열려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부산시교육청과 초·중·고교에서는 추모묵념을 하며 세월호 사건을 기억했다.

통영 YMCA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는 이날 오후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세월호 참사 1년 통영시민 춧불문화제'를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세월호 유족들이 쓴 소망 글을 낭독한 뒤 그 종이를 태우며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행사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였다.

창원시 상남분수광장과 고성군 동외광장에서도 '세월호 추모 문화제'가 이어졌다. 창원 반송초등학교에서는 세월호 경남대책위원회 관계자와 학부모,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세월호 기억의 벽' 제막식을 열었다. 이 벽에는 학생과 시민들의 글과 그림을 새긴 타일을 부착할 예정이다. 김해 구산고에선 1학년생 26명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안전한 체험학습(수련회, 수학여행)을 하려면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회1·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