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1080㎥ 필요, 432㎥불과
- 하천 기능 위해선 7000㎥ 돼야
- 유지용수 이유 실패땐 예산낭비

경남 통영시가 콘크리트로 뒤덮여 하천 기능을 상실한 정량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생태하천 복원의 필수요건인 유지용수가 크게 부족해 목표로 설정한 2등급 수질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14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부터 도심을 흐르는 정량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량동 추모공원에서 하류 침사지까지 1.85㎞를 생태하천으로 되돌려 놓는 것으로, 시는 복개했던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생태호안과 탐방로, 수변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228억 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2017년 3월 준공할 예정이다.

정량천은 통영시내를 가로지르는 중심 하천으로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978년 복개된 뒤 주변에 주택과 도로 등이 건설되면서 각종 오·폐수가 넘쳐나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다. 시는 정량천을 되살릴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2009년 환경부의 '청계천+20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부터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생태하천으로 복원 성공 관건은 2등급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량이다. 이를 위해선 최소한 하루 1080㎥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정량천 수원지와 지하수, 연간 강수량 등을 고려할 때 하루 평균 확보 가능량은 432㎥로 필요 수량의 40%에 불과하다. 시는 대안으로 상류에 소류지(늪지대)를 조성한 뒤 펌프와 관로를 연결해 하루 648㎥의 하천수를 끌어들이면 부족한 수량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하루 1080㎥의 수량으로는 물이 졸졸 흐르는 실개천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살아 숨 쉬는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해서는 7000~8000㎥ 정도의 수량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태하천이 아닌 모기 파리 등 유해곤충의 서식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시가 생각하는 정도의 수량으로는 생태하천이 아니라 실개천이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며 "하루 평균 7000~8000㎥의 물이 연중 흘러야 다양한 생물종이 살 수 있고 오염물질에 대한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원도 "유지용수 부족으로 복원이 실패하면 수백억 원의 혈세만 낭비하게 된다"며 사업계획 재검토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