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100실 예상, 31실 그쳐
지난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무상 돌봄교실이 1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 구직 중에 돌봄교실이 필요한 학부모가 서류를 갖추지 못해 신청을 못하거나 개학 후 돌봄교실 운영에 실망하고 신청을 취소한 학부모도 있다. 불만이 속출하고 있지만 학교 차원에서도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산 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신모 씨는 맞벌이를 해야 해 지난해부터 돌봄교실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학부모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는 간식비 정도만 부담했지만 올해는 특성화수업비(2과목 이상), 간식비 등 합계 한 달 12만 원이 든다. 비용 부담으로 신 씨가 학교에 저녁 돌봄을 취소하고 오후 돌봄만 하겠다고 하자 학교에서는 나중에 방학 중에 다시 저녁 돌봄신청을 할 수 없으니 잘 선택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 씨는 "정부에서 공표하는 내용과 현실에서 마주하는 내용과는 너무나 다르다"며 "돌봄은 돌봄대로, 학원은 학원대로 가야 하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3·4학년 대상으로 별도의 비용없이 운영 중인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초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은 100실을 예상했지만 불과 31개교 31실이 운영 중이다. 그나마도 실당 500만 원, 정규 돌봄전담사가 아닌 학부모 자원봉사자 등 활동지원비 정도의 예산이 책정됐다. 한 초등 돌봄 전담사는 "실제로 학교에서는 책가방 놔두는 곳 정도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일시적 실직이나 구직 중인 학부모, 작은 가게나 식당에서 일하는 학부모는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 등 서류를 갖추기가 쉽지 않아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올해부터 6명 이하 돌봄교실은 운영하지 않기로 해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었다.
올해 3·4학년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신설했지만 부산지역 전체 돌봄교실 수는 750실에서 올해 697실로 감소했다. 연계형 돌봄교실(31실)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크다. 한 초등 돌봄전담사는 "저녁 돌봄교실은 지난해 실당 3100만 원에서 2400만 원으로 오히려 지원액이 줄었다. 막연히 무상 돌봄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다가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만 이용할 수 있고 간식 시간도 없어 취소한 학부모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교육부는 특성화교육을 매일 1개 이상 무료로 운영하고, 돌봄교실 내실화를 위해서 실당 연간 운영비 단가도 2000만 원에서 2400만 원으로 25%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돌봄교실은 초등학교 등에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보호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