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평균 35.4% 보다 배 높아
부산지역 고교생 임모(17) 군은 지난해 체육교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을 들었다. 체육대회 축구예선에서 심판을 본 교사가 상대편 선수에게 경고를 주지 않는다며 임 군이 이의를 제기하자 태도가 불손하다는 이유로 수차례 욕설을 했다. 임 군은 "체육 선생님께서 다시는 욕을 하거나 학생에게 위협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시교육청 누리집 게시판에 올렸다.
올 초 부산시교육청 주최 논술캠프에 참가한 한 여고생은 교사로부터 "어디 학생들 얼굴 한번 보자. 여학생은 외모를 보니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말을 듣고 또래 학생들 앞에서 민망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부산지역 일선 학교에서 학교 폭력 중 언어폭력의 비중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국 교육개발원에서 시행한 부산지역 학교폭력실태 조사 결과 피해 응답(복수 가능) 건수는 1622건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25만3643명과 학부모 765명이 참여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비중이 69.1%로 가장 높았다. 전국적으로 언어폭력 비중이 평균 35.4%인 것에 비하면 부산지역 학교에서 언어폭력이 유독 심했다. 집단 따돌림(29.5%), 신체 폭행(25.9%), 스토킹(20.2%), 사이버 괴롭힘(19.2%) 금품 갈취(18.6%)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 폭력 목격 학생은 전체 학생의 2.3%인 5746명으로 집계됐다.
교사가 학생의 막말로 교권침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B 고등학교 교장은 "최근 교실에서 학습태도를 바르게 하라는 교사에게 학생이 욕설과 막말을 했다. 한두 번 선도 조치를 했지만 태도가 바뀌지 않아 다른 학교로 전학조치했다"고 말했다.
학교 내 체벌과 관련해 초·중등교육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을 통해 목격자의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언어폭력은 신고해도 수사기관의 조사가 쉽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올 들어 언어문화 개선사업과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폭력 피해사례를 접수하면 학교에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하지만 언어폭력의 경우 가해자에게 주의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체적으로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올 들어 170여 개교를 지정해 언어문화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고 인성교육을 통한 언어 순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