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구 360억 채무보증 추진
- 구의회 "위험부담 크다" 보류
- 원형 보존 두고 市와도 입장차

부산 최초의 공립도서관인 부산 부전도서관을 공공 복합 상가건물로 재개발하는 '부전문화누리'사업이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 도서관 원형보존 문제를 둘러싸고 부산시와 부산진구의 입장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부산진구가 구의회에 시행사의 채무보증 동의안을 올렸다가 보류되면서 이 사업의 표류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부산진구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부산진구가 올린 부전도서관 개발사업 채무보증 부담 행위 동의안을 보류했다고 2일 밝혔다. 시행사인 S사는 이에 앞서 사업비 360억 원을 금융사로부터 대출할 수 있도록 부산진구에 채무보증을 서달라고 요청했다.

구의회는 S사가 부산진구와 맺은 사업 협약서에 없는 채무보증을 요청한데다 자기자본금 90억 원을 마련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논의 끝에 동의안을 보류시켰다. 구의회는 부산진구의 채무보증이 결국 구민의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 사업은 2012년 11월 시행자를 선정해 2년 6개월가량 끌어왔으나 표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사업이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생긴다면 부산진구가 보증금액을 떠안아야 하는 입장이다.

부산진구의회 배용준(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수 있는 채무보증을 공무원들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며 "채무보증은 애초 계획에도 없던 내용인데 왜 이렇게 밀어붙이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은 시행사 선정 과정에서부터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는 이미 채무보증을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지자체의 잘못으로 사업이 엎어지는 경우가 있겠느냐"며 "시행사의 문제로 사업이 중단되면 현물(지어진 건물)은 부산진구로 소유권이 넘어오게 되어 있고 대체사업자를 선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S사는 "건설사와 책임준공이 되어 있어 공사는 무조건 마무리된다"며 "사업이 무산되면 부산진구가 건물을 가져가기 때문에 시행사가 채무보증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은 '건물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허가 조건을 두고 부산시와 부산진구가 해석 차이로 갈등을 빚으면서 표류 상태다. 한편 '부전문화누리' 사업은 민간투자사업비 450억 원이 투입되며 지하 1층~지상 3층 상가, 4·5층 구민문화시설, 6~8층은 도서관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