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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부산외대에서 열린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baekhk@kookje.co.kr |
"여러분은 언제까지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입니다."
31일 오전 11시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도서관 인근 추모공원. 유가족과 재학생, 학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우나리조트 지붕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들을 추념하는 추모비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희생 학생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다짐했다.
추모식은 내내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유족들은 큰 소리로 울지 않았고,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9명 희생자 이름 하나하나가 새겨진 추모비 앞에선 달랐다. 헌화를 위해 흰 국화 한 송이를 손에 든 유족은 크게 흐느끼며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김진솔(태국어과) 학생의 아버지 김판수(54) 씨가 유가족 대표로 단상에 섰다. 몇 초간 말문을 떼지 못한 김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랑하는 아이들이 편히 쉬길 바란다"며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크나큰 슬픔을 나누기 위해 함께한 분들께 감사하다"며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유가족과 학교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자리에 참석해 추도사를 읽은 부산외대 정해린 총장은 "안타깝게 희생된 9명의 학생을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학생들이 꿈꾼 최고의 대학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고 이후 우리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고 말문을 뗀 반선간 총학생회장은 "선배님, 동기, 후배님 모두 그 곳에서 편안하길 바란다"고 추도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학교 관계자뿐 아니라 숨진 학생들을 기억하는 재학생들도 참석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본어창의융합부 4학년 김종범 학생장은 "숨진 친구들을 찾아 납골당을 몇 번이나 찾아갔었는데 이렇게 학교 내에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떠난 친구들과 항상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추모비는 부산외대가 학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영원히 기리자는 취지로, 지름 2m의 원형에 날아가는 새의 모양을 형상화해 만들었다. 고 박소희(미얀마어과) 학생의 사촌언니 박보근(26·서울대 디자인학부 4학년)씨가 추모비디자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