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쓴 여성 무슬림이 '한국 이슬람 문화한마당' 행사에 참여해 사진을 찍고 있다. 국제신문DB

- 음식점 두루마리 휴지 사용
- 외국인 관광객엔 낯선 풍경
- 문화적 차이 줄여 재방문 유도

- 히잡·부르카 착용 등 종교 갈등
- 우리나라의 개고기 섭취 등
- 다양한 문화 상호 존중이 필요

지난 25일 부산시는 음식점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대신 일회용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부산시가 11곳의 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만8830곳의 음식점 중 622곳이 두루마리 화장지를 쓰고 있는 곳으로 밝혀졌다. 이에 시는 이달 초부터 '우리 업소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식탁에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스티커를 음식점에 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는 왜 두루마리 화장지를 식탁 위에서 내려놓고자 하는 것일까.

■외국인에게는 낯선 문화

부산시가 이처럼 음식점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사용을 자제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관광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우리에게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식탁 위에 놓인 것이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는 오로지 화장실에서만 사용한다. 화장실에 있어야 할 화장지가 식탁 위에 있는 걸 보는 외국인은 불쾌하다. 시의 조처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일상에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인종과 문화 간 갈등을 유발한다.

■'히잡'에서 불거진 갈등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비원에이포(B1A4)는 바로 이와 같은 문화 차이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팬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미팅을 가진 비원에이포는 이슬람 전통 복장인 히잡을 쓴 여성에게 백허그와 이마에 입을 맞추는 이벤트를 벌였다.

하지만 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되자 이슬람 신자들이 많은 말레이시아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히잡을 쓰고 있는 여성과 남성이 공개적으로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상 금기시한다.

비원에이포 측은 이벤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며, 현장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자칫 종교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뻔한 사건이었다.

이슬람 여성들의 옷차림은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단골 소재이다. 지난 2010년 프랑스에서는 '부르카(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의상)' 착용을 금지하게 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상당히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부르카는 전신을 천으로 가리고, 눈 부위를 망사로 처리함으로써 신체를 노출시키지 않는 이슬람 전통 의상이다. 프랑스 의회는 이러한 부르카가 여성 차별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이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으며, 만약 적발되면 벌금을 매기는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 단체뿐만 아니라 인권단체들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어떠한 옷을 입든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인데 이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부르카'를 입느냐 못 입느냐를 두고 불거진 프랑스에서의 종교적 갈등 또한 유럽과 이슬람 사회의 문화 차이에서 기반한 것이었다.

이처럼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은 심각한 경우 국가 간 충돌과 갈등까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 또한 '개고기 섭취' 등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주인공으로 자주 도마에 오르내리고는 한다. 갈등의 원인은 서로의 이해관계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인 만큼, 나의 관점만큼 다른 이들의 관점도 중요하다는 시각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법이다.

박선미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조교수·김정덕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 기사를 읽고

문화가 다른데 왜 갈등이 발생할까요? 빈 칸을 채워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얼마 전 부산시가 음식점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용하지 않도록 방안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대. 외국인들에게는 화장실에서만 쓰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식탁 위에 놓여있는 것이 낯설기 때문이래.

부산시의 이러한 조치는 ( ① )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여 외국인들에게 부산이 친숙한 관광도시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어.

-( ① )는 종종 국가나 인종 간의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해. 얼마 전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비원에이포는 말레이시아 공연에서 ( ② )을 쓴 여성에게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큰 비난을 받기도 했대.

-프랑스에서는 온 몸을 꽁꽁 감싸는 이슬람 전통의상인 ( ③ )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해.

-우리나라도 '개고기 섭취' 등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문화로 인해 자주 갈등의 대상이 되기도 해.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고유한 문화도 습관도 존중해주는 관점이 필요한 것 같아.



*정답 ① 문화적 차이(문화 차이) ② 히잡 ③ 부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