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시·군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등교 거부에 이어 급식비 납부 거부까지 선언하는 등 학부모들의 무상급식 사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하동군 묵계·고전·적량·악양 등 4개 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하동학부모연대는 27일 묵계초등학교에서 모임을 갖고 다음 달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면 급식비를 납부하지 않겠다고 하동교육지원청에 통보했다.

하동학부모연대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경남 학생들만 피해를 입는 부당한 현실을 거부한다"며 "의무교육은 의무급식을 포함하기 때문에 급식비 납부 요구를 거부하고 당당하게 의무급식 권리를 누리겠다"고 밝혔다.

하동에는 32개의 초·중·고교가 있어 급식비 납부 거부운동에 동참하는 학부모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함양군내 10개 학교 학부모들이 참여한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함양군민들의 모임'도 이날 급식비 납부 거부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도시락 싸가기, 집에 가서 점심 먹고 오기, 학부모 이름으로 무상급식 재개 촉구 펼침막 걸기 등 운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남도의회에서는 무상급식 문제에 관한 도민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과거 학교는 공부를 하러 가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인성과 사회성 등 종합적 능력을 키워주는 곳"이라며 "학생들이 밥을 나눠 먹는 것은 자유·평등·박애정신을 배우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고 역설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경남은 재정 규모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번째로 큰데도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추재경 씨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교육환경"이라며 무상급식 유지를 강조했다.

조형래 전 경남도교육위원은 "차별 없는 평등한 학교를 우리 자녀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무상급식 지원이 중단되고 선별 급식을 하게 되면 어린 자녀들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