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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연자가 금연 거리로 지정된 부산 중구 광복로 인근 골목에서 지난 17일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금연거리를 지정하니 흡연자가 인근 골목으로 몰립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담배 골목'으로 통한다니까요."
부산 중구 광복로의 한 골목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9월부터 광복로가 금연거리로 운영되자 갈 곳 없어진 흡연자들이 골목을 점령하며 생겨난 폐해다.
기초지자체에서 야심 차게 금연거리를 지정했지만 흡연자들이 근처 골목으로 몰려들어 단속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주말이었던 지난 15일 금연거리 바로 옆 광복로 골목 곳곳에선 흡연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골목마다 쌓이는 담배꽁초와 가래침으로 바닥은 새까맣게 변했다. 일부 청소년도 흡연을 위해 으슥한 '담배 골목'을 찾았다. 광복로 골목은 담배 연기와 침 냄새가 섞여 거북했다. 행인들 표정에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금연거리로 지정된 광복로 입구에서 국제시장까지 700m 구간, 시티스팟에서 부산근대역사관까지의 300m 구간에서 흡연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사정을 모르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만 담배를 꺼내 들 뿐이었다. 거리 가로등과 바닥의 '금연거리' 표시가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풍선효과는 지난 17일 낮 12시 사상구 괘법동 애플아울렛~서부산터미널 앞 광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12년 7월 금연거리로 지정된 이곳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금연거리 경계에서 불과 4~6m 떨어진 골목에서 5명이 담배를 피우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흡연자들은 금연거리에서만 벗어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담배를 피운 장모(28) 씨는 "몇 번 단속에 걸리다 보니 이곳에서 피우면 문제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담당 구도 고민이다. 현재 사상·중구는 각각 단속요원 2명이 금연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시민에게 과태료 2만 원을 물리는 등 제재에 나섰다. 그렇지만 골목길 흡연까지 단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정수 중구 보건소 건강증진계장은 "강제성이 없다 보니 단속 요원이 가면 30분씩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며 "골목 상인이 겪는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아 대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