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무과에서 직원들에게 돌려
- 딱딱한 이미지 변신 앞장 서
- 법원 권위 약화될라 우려도

최근 부산지방법원 직원들은 총무과에서 선물로 돌린 건강음료 드링크류 2종(사진)을 받고 깜짝 놀랐다. 한 병에는 '강민구D'라는 이름이 붙어있고 또 다른 한 병에는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의 사진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한 병에는 해당 음료의 제조사에 부산지방법원을 넣는가 하면 '강민구D에는 타우린과 카르니틴 등이 함유돼 있어 피로를 신속하게 풀어드립니다'라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같은 '패러디'는 총무과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내부 작업을 통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법의 한 직원은 "과거 같으면 법원장을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냈을 일"이라며 "그만큼 법원장과 소통이 되고 편하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IT 전도사'라 불리는 강민구(57·사법연수원 14기) 신임 법원장 부임 이후 부산지방법원이 크고 작은 변화로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강 법원장은 예술 법정과 인문학 아카데미를 통해 부산지법을 '이색 법원'으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다. 강 법원장은 창원지방법원장 시절 구현해온 예술법정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정 내 예술작품 등을 갖추고 음악이 흐르는 법정을 만들어 법관과 직원은 물론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한 취지다. 아울러 인문학 아카데미도 만들어 운영한다. 강 법원장은 특히 IT의 대가답게 국내 최고의 IT 스타인 이석우 카카오톡 대표를 인문학 강사로 전격 초청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강 법원장과 부산지법의 행보는 보수적이고 조용한 법원 분위기를 참신하고 편안하게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원의 권위가 지나치게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변호사는 "법원장이 권위를 내려놓고 직원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지나치면 볼썽사납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법원의 역할은 무엇보다 엄정하고 공정한 재판과 판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