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월세 때문 빈 점포 8곳
- 대기업 프랜차이즈 독식 못막아
부산 중구 광복로의 한복판에 위치한 상가가 5개월째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복로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은 시티스팟 옆에 위치한 이곳은 옛 미화당백화점 터(사진)로 2000년까지 개별공시지가가 부산에서 가장 높은 노른자위 땅이었다. 지난해 10월까지 이 건물 2층에서 유명 피자집이 영업했으나, 해당 건물을 팔고 옮겨간 이후 줄곧 비어 있는 상태다. 두 달 후엔 1층에 있던 안경점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치솟는 월세 때문이다. 5일 오후 광복로는 여전히 인파로 북적였지만 이곳은 불이 꺼진 채 '임대 문의' 현수막만 펄럭이고 있었다. 99㎡(30평) 가량의 이 상가는 지난해 매매 이후 월세가 크게 뛰어 세입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을 둘러 보니 비어 있는 서너 곳의 상가가 눈에 띄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급등한 월세 때문에 나간 것"이라며 "광복로에 이 같은 곳이 8곳 가량 되는데 한 곳은 최근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가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광복로 부동산 업계와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이 일대 임대료는 장소, 권리금, 건물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66㎡(20평)는 전세 2억 원에 월세 1200만 원 가량, 99㎡는 전세 3억~5억 원에 월세 2100만 원가량으로 형성됐다. 권리금은 대개 2억~4억 원이다. 수년 전에 비해 두세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때문에 광복로는 이미 자영업자가 버티기 힘든 곳이 됐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무슨 수로 월세 수천만 원을 감당하겠냐"며 "대기업이 홍보 차원에서나 들어올까, 자영업자가 발붙일 곳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광복로 일대 상점은 대부분 대기업의 화장품, 커피숍, 패션 브랜드 등이 독식한 상태다. 최근 국제시장의 상가 '꽃분이네'도 영화의 인기로 방문객이 늘자 임대료도 덩달아 올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이런 현상에 지자체도 고민이다. 중구 한 관계자는 "시와 구가 상인과 함께 노력해 상권을 살려 놓으면 땅값이 폭등해 기존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일이 발생한다"며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고,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방법도 없어 대안을 찾는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