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부진학생 선별 야간 보충도
- 우수학생과 짝지워 스터디까지

'과외에 야간 보충학습까지…'. 고등학교가 아닌 요즘 대학의 풍경이다.

부산지역 대학들이 학습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등 기초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A 대학은 지난달 23일 공과대학 신입생 전원(750여 명)을 대상으로 기초교과 학습부진 학생 선별을 위한 국가공인 수학 인증시험을 시행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대학은 하위 15%에 대해 비교과 과정으로 수학 클리닉과 야간 보충학습을 할 계획이다. 기초교육을 통해 대학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B 대는 입학식 당일 치른 토익과 기초수학 성적을 바탕으로 하위 30%에 대해 '과외'를 할 예정이다. 기초영어 특별반(500명)과 초급수학 특별반(200명)에서 수준별 영어 및 수학 강좌가 진행된다.

C 대는 '글쓰기와 표현교실' '이공계를 위한 기초수학교실' '기초영어교실' 등 온라인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기초학문 코디네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1학년은 모두 수강하고 2~4학년은 원하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D 대는 지난 2일 '학업 증진 프로그램'을 수강한 뒤 직전 학기보다 성적이 월등히 오른 학생 7명에게 학업증진상을 수여했다. 학과 부적응자나 성적부진 학생에게 지도교수 상담 및 학습법 특강을 받게 하고 학업성취로 이어질 경우 5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2학기에는 193명이 참여해 40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이 중 7명은 학점 4.0 이상을 얻어 학업증진상을 받았다.

E 대는 학점 1.5 미만 성적경고 학생 1명과 우수학생 학습 도우미 1명을 짝을 지워 8회 이상 스터디를 진행하는 멘토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학점 3.0 이하인 학생에게는 노트 필기 전략, 리포트 작성법, 시험준비 전략, 기초적 학습전략 등 주제의 특강과 워크숍 교육을 8차례 진행한다. 프로그램 수강 뒤 학점이 오르면 장학금을 준다.

F 대는 지난 2학기 학사경고생 전원을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맞춤형 특강과 학습법 상담을 벌인다. G 대는 지난 2년간 기초학습 역량이 부족한 학생 80명을 상대로 영어문제 하루 100개씩 풀기, 전공 교과목 2시간 이상 복습하기 등 프로그램을 별도로 진행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들의 학업 동기를 유발해 '낙오자 없는 교육'을 하겠다는 목표이지만 "대학이 기초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학습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수학능력시험도 쉬워지다 보니 대학 입학생들의 기초학습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전 교육단계에서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학에서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