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토요스토리] 아빠 육아휴직시대…어제의 눈치맨, 오늘의 슈퍼맨

당연한 권리인데 차마 손에 든 휴직계를 내밀지 못하는 아빠들에게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15-02-27 22:30:18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10월 육아휴직에 들어간 공무원 정차연 씨가 27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 자택에서 7개월 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선구자 육아남들은 말한다
- "용기를 낼 가치가 있다"고

정차연(42·부산 남구청) 씨는 지난해 10월 힘든 결정을 내렸다. 사기업에 다니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데다 아이를 맡길 보육시설도 마땅찮자 1년간 육아휴직을 냈다. 처음에는 여러 생각이 많았지만 요즘 7개월 난 아들을 돌보는 정 씨의 얼굴에는 '아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엇으로도 보상받지 못할 기쁨을 선사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17개월 된 아들을 돌보는 정현일(32·부산시청) 사무관도 지난해 8월부터 여섯 달의 육아휴직에 돌입했다. 그는 중앙정부 공무원인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나면서 고심 끝에 휴직했다. 막상 일터를 떠나 아이를 보살피며 '육아의 기쁨'을 깨달은 그는 최근 육아휴직을 6개월 연장했다. 그는 "경력과 승진에 대한 압박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아이의 어린 시절을 곁에서 지켜줄 수 있다"며 "돌이켜 보면 육아휴직을 낸 초기, 이웃의 시선이 신경 쓰여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당당한 남성 육아휴직자도 많지만 대부분 남성이 육아휴직을 내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23일 법안심사소위에서 현행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남녀가 육아 부담을 동등하게 나누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2011년부터 3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한 부산시 및 구·군 남성 공무원은 54명인 데 반해 여성공무원은 21배가 넘는 1149명에 달한다.

당연한 권리인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남성의 육아'는 아직 낯선 일이다. 육아휴직 뒤 돌아오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도 만만찮다. 최근 고민 끝에 결국 육아휴직을 포기한 공무원 김모(40) 씨는 "6개월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위해 수백 번의 고민이 필요했다. 3년의 육아휴직은 사실상 직장을 그만둘 수 있다는 의미"라며 "3년으로 늘리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1년이라도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부산지역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1호'로 화제를 모았던 이건표(사상구청 환경위생과) 주무관은 요즘에도 성년이 된 딸과 당시 이야기를 나누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는 "당시 유치원에 다녀오는 딸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며 "다시 같은 상황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데다 휴직을 통해 자연스레 남성도 가사를 분담하게 된다"며 "기회가 닿으면 남성공무원도 꼭 육아휴직을 사용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요청한 육아휴직 남성 공무원 대부분은 말을 아꼈다. 그나마 공무원이기에 가능했던 육아휴직이 사기업에서는 몇 배나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전혜숙 선임연구위원은 "남성공무원의 육아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것에 앞서 공동육아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고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직장 내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또한 봉급의 40%에 불과한 휴직급여를 현실화해 생계 걱정 없이도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9. 9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0. 10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