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27일 오후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부산 중구 국제시장 내 '꽃분이네'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남북 조건없는 대화 지지 강조
- 국제시장 '꽃분이네' 등 둘러봐

서병수 부산시장은 27일 부산시청을 방문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나진(북한)-하산(러시아) 프로젝트에 부산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이 관심을 가지고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리퍼트 대사는 "북한·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해 10월 부임한 후 처음으로 이날 부산을 찾았다.

서 시장이 먼저 "부산은 2002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돈독히 한 경험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 시장의 구상대로 부산-나진 간 직항 노선을 개척하고, 러시아와 유럽과도 연결(본지 지난 5일 자 1면 보도)하려면 북한·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 시장은 "물류 수송은 물론 나진항 개·보수에 역할을 하고 싶은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의 말을 메모하며 경청한 리퍼트 대사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보였다. 그는 우선 "남북 간 조건 없는 대화를 지지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북핵은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러시아 제재 완화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리퍼트 대사는 화제를 돌려 "부산을 처음 방문했는데 활기찬 도시다. 아내에게 전화해 '부산에 꼭 한 번 같이 오자'고 했다"며 "날씨가 따뜻해지고 아들이 크면 다시 오겠다"고 인사했다. 그는 지난달 득남했으며 '세준'(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이라고 지었다.

리퍼트 대사는 서 시장 예방 후 미국 영사관, 센텀사이언스파크 내 조선·해양 글로벌 본부, 대한항공 테크센터를 비롯해 영화 '국제시장' 배경인 국제시장 꽃분이네를 둘러봤다. 그는 "영화 국제시장에 감동해 꼭 가보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