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남구 부경대 울타리에 덕지덕지 붙은 불법 광고물 흔적이 남아 주변 환경을 해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방형 대학으로 변신한 부경대 후문 울타리가 불법 광고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오후 남구 대연동 용소로 21번길. 개강을 앞둔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1m가량의 야트막한 철제 울타리 너머로 넓은 캠퍼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울타리 바깥으로 늘어선 특색있는 음식점은 오가는 손님들로 붐볐다.

하지만 철제 울타리에 덕지덕지 붙은 천 테이프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남구가 불법 광고물을 수거하고 간 자리에 남은 것. 대부분은 원룸·오피스텔 등을 홍보하는 광고물이다. 개중에는 야한 옷을 입은 여성 사진이 인쇄된 유흥업소 광고물도 적지 않다.

강우진(28) 씨는 "담장이 울타리로 바뀐 뒤 부경대 후문은 지역 대학가에서도 가장 낭만적인 곳으로 변했다"며 "그런데 무분별한 불법 광고물이 이러한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구는 매일 광고물 수거와 함께 경고판을 부착하는 등 단속을 벌여 한 달 평균 6~10건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규정상 공공시설물에 불법광고물 부착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한다.

남구와 부경대는 2009년 학교 정문 좌우 661m 구간에 설치된 담장을 일제히 허물어 학교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연차적으로 전 구간의 담장이 사라져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개방형 학교로 변했다.

이에 따라 남구의 경성·부경대 일원을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려는 계획도 탄력을 받아 일대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학교와 주변을 가로막은 담이 사라지면서 상당수 주택이 상가로 변신해 외부인의 방문도 늘었다.

남구 관계자는 "부경대 후문 울타리는 불법 광고물 집중 수거 지역으로 지정해 매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돌아서면 붙이는 식이어서 어려움이 많다"며 "아예 울타리를 없애는 방향으로 부경대와 협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