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유리" 정보 불공정성 도마
- 소송·연대투쟁 등 후유증 우려

26일부터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각종 문제점이 뒤늦게 불거져 나오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선거인명부에 선거운동에 필요한 중요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출마자들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위기에 내몰린 데다, 현직 조합장과 비현직 출마자 간 정보 취득 불공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를 문제 삼은 일부 출마자가 선관위와 조합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태세인 데다 전국의 낙선자들과 연대투쟁을 벌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울산지역 조합장 출마자들은 이날 5개 구·군 선관위에서 조합별 선거인명부를 열람한 뒤 "일부 조합원의 개인정보가 누락돼 출마자들이 범법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현행 농협법(50조 4항)과 정관(77조)에는 개별 조합원 방문을 금지하고 전화와 문자메시지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선거인명부에는 전화번호 없이 '주소 성별 생년월일 이름'만 기재돼 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번호 등 조합원에 대한 중요 개인정보 취득이 불가능해 사실상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는 게 출마자들의 주장이다.

조합장 선거 출마자들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를 안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농협법 제18조(개인정보 이용 제한)에 개인정보는 조합 고유의 목적 외 사용이 제한돼 있다. 따라서 출마자들이 선거운동을 위해 조합원 명부를 취득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법을 위반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또 선거 후 당선자는 물론 낙선자들까지 조합원들부터 고소나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정보 수집 시 당사자의 동의를 받거나 필수고지사항을 고지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3000만~5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관련해 한 출마후보는 "선거인명부 작성이 미흡해 출마자들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수 있는 예비 범죄자로 내몰리고 있다"며 "조합장 선거 당락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의 출마자들과 연대해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과 정보 취득 불공정성 등을 인정하면서도 "선거사무를 위탁받은 선관위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선거 후 낙선자들의 소송 제기 등 부작용 속출이 우려된다.

한편 지난 25일 조합장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울산은 18개 조합에 46명이 입후보해 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은 24개 조합에 총 55명이 등록해 평균 2.3 대 1, 경남은 171개 조합에 446명이 등록해 2.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