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급 우수 인재에 기회 넓혀
- 젊은 공무원·준비생 환영
- 노조 "연금파동 무마용일뿐 "

공무원의 조기 승진을 장려하는 속진 임용제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공무원 준비생과 젊은 공무원들은 새로운 제도를 반기고 있지만, 공무원 노조 등은 속진 임용제 등이 연금개혁에 따른 공무원 불만을 무마하려는 조치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6일 오후 인사혁신처 출범 100일을 맞아 국가직 공무원의 속진 임용제 등이 포함된 '범정부 인사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에는 17개 시·도별 간담회와 지방공무원, 전문가로 구성된 지방인사혁신협의체의 논의를 거쳐 '지방 인사혁신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반기 중에는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안을 통해 성과역량이 우수한 공무원에 대해 5급 속진 임용제, 1·2계급 발탁 승진 등 조기 승진 여건이 만들어진다.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는 특별승진제가 도입돼 성과 역량이 우수한 인재는 연공과 관계없이 승진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5~7급 승진에서 특별 승진을 활성화해 우수 직원이 빨리 승진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 부처는 실적심사를 거쳐 승진을 결정하는 파격 승진도 이뤄진다. 성과 미흡 자는 부처별로 역량 교육, 직무전환 등 역량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결과에 따라 보직 제한 등의 조치도 이뤄진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속진 임용제를 통해 연금개혁과 관련한 공무원의 불만을 무마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국 공무원 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박중배 사무처장은 "기업의 잣대로 공무원 조직을 보고 있다"며 "인사권자에게 줄을 잘 서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젊은 층 공무원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 김모(32) 씨는 "젊은 공무원 사이에서는 '연금 개혁은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많다"며 "정년퇴직까지 20년 이상 남았다. 승진 기회가 늘면 고위 공무원 자리까지는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박모(여·27) 씨도 "임용 속진제 등이 도입되면 의욕을 갖고 승진에 욕심을 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9급 공무원이 5급까지 승진하는 데는 20~25년의 세월이 걸린다.

정부 관계자는 "인사혁신 종합계획은 연금개혁과 관계없이 추진되던 내용"이라며 "인사혁신을 통해 공무원의 전문성과 개방성,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