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설 연휴 때 나온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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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장. 지난 설 연휴 에 배출돼 쌓인 폐지와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설날 선물 꾸러미를 포장했던 종이가방과 종이상자 등이 가장 많았다. 지난 토요일 비까지 내려 쓰레기 더미는 눅눅한 상태였고 악취까지 풍겼다.

이 아파트는 평소 매주 목요일 오전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행하고 있다. 쓰레기 수거 업체도 연휴인 지난주는 건너뛰고 이번 주에는 하루 앞당긴 수요일 분리수거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이 설 다음 날인 20일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면서 쓰레기가 점점 쌓이기 시작했다.

부산 지역 대부분 아파트에서 설 연휴가 끝난 뒤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설을 앞두고 택배 선물 등 쓰레기 처리 물량이 많이 늘어났는 데도 연휴에 거둬가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북구의 한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서 연휴 20일 전부터 방송을 통해 재활용 쓰레기를 미리 버리지 말 것을 알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주민 이모(여·60) 씨는 "한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버리는 것 같다"며 "매번 연휴 때마다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보기에도 굉장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쓰레기는 아파트에서 입찰을 통해 선정한 재활용 쓰레기 처리 업체가 거둬간다. 업체에서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를 거둬 이를 처분해 이익을 얻고 매달 일정한 금액을 아파트에 내는 방식이다. 연휴 이후에 아파트와 수거 업체가 협의를 거쳐 설 연휴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를 앞당겨 수거할 수도 있다.

대단지 아파트는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고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많아 비교적 일정을 조절하기 수월하다. 하지만 처리할 분량이 많지 않은 소규모 아파트는 일정을 크게 조정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재활용 쓰레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아파트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파트는 물론 주택가와 도시철도 역사 등 공공시설에 설치된 쓰레기통에도 설날 등 명절 연휴 이후에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등이 급증한다.

부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미관상의 문제 등으로 주의를 환기하지만 매번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며 "이를 처벌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