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약 없이는 버틸 수 없어…아직도 그날을 사는 경주 리조트 피해자와 가족들

부산외대 마우나 참사 1년- 피해학생 학부모 인터뷰

  •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  |   입력 : 2015-02-15 19:20:51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3일 부산외국어대학교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1주기를 맞아 체육관에 마련한 분양소에서 고 김진솔 씨의 아버지가 고인의 영정을 쓰다듬고 있다. 홍영현 기자
# 故 김진솔 씨 父 김판수 씨

- "딸아이 사진볼 때마다 눈물
- 수면제 없인 한 시간도 못 자"

# 중상 입고 휴학 여학생 母

- "무심코 던진 말에 아이들 상처
- 차라리 사람들이 잊었으면"

# 구조 후 28번 수술 학생 母

- "뛰어내리고 싶다는 말에 철렁
- 학교 돌아가는 모습 보고싶어"

"사고 이후에 많은 일이 생겼지만 바뀐 것이 없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딸이 정말 보고 싶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 체육관. 체육관 1층에 마련된 추모관에 지난해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김진솔(여·당시 20세·태국어과) 씨의 아버지 김판수(56) 씨가 찾아왔다.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딸의 사진 앞에 헌화한 뒤 한동안 사진 속 딸의 모습을 지켜봤다. 이내 딸의 사진을 한번 쓰다듬고는 딸과 함께 목숨을 잃은 다른 학생들의 사진을 한 차례 살펴보고 바깥으로 나왔다. 체육관 바깥에는 졸업식을 맞아 많은 학생이 들뜬 모습으로 가족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 딸의 빈자리가 한없이 크게 느껴졌다.

지난해 사고가 난 이후 김 씨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한 달에 두 번가량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약 없이 10분도 잠들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한 시간가량은 잘 수 있다. 김 씨는 "시간이 지나면 딸 생각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다른 유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입원을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 책상 위에 딸의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며 "의사는 약을 먹지 말라고 하지만 정신과 치료 외에도 수면제 신경안정제 위장약 빈혈약 등의 힘으로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딸을 위해 살아왔는데 내가 가진 꿈은 모두 접었다"며 "더는 무슨 낙으로 살아가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를 경험한 가족들은 대부분 아직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지 못했다. 여학생 최난희(가명) 씨는 사고 당시 무너지는 체육관 건물에 깔려 골반을 심하게 다쳤다. 수술과 물리치료 등으로 이제 걸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낫지는 않았다. 봄이 오면 복학해야 하지만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크다. 이런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찢어진다. 최 씨의 어머니는 "딸과 함께 며칠 전에도 학교를 찾아갔는데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내 손을 꽉 잡더라"며 "지금도 사고 이야기를 꺼내면 얼굴이 벌게지고 금세 눈물을 흘린다"고 가슴 아파했다.

어머니도 아직 사고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최 씨의 어머니는 "사고 당시 중상을 입은 학생들 엄마끼리 모임을 하고 있는데 그 엄마들 대부분이 조그만 사고에도 심장이 심하게 뛰는 등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는 딸이 살아주기만을 바랬는데, 걸을 수 있게 될 정도로 몸 상태가 호전됐지만 이젠 정신적인 상처가 더 걱정"이라며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고 가족에게도 아픔을 말하지 못하고 있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사고를 금방 잊어서 서운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차라리 사람들이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 오히려 다친 아이들한테는 사고 당시를 생각나게 해 엄청난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장연우(여·21·미얀마어과) 씨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당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3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사고 당시에는 피를 많이 흘리고 동상으로 피부 괴사까지 일어나 이틀에 한 번꼴로 대수술을 받았다. 또 피부 이식 수술만 20여 차례 받는 등 1년여 동안 28차례 크고 작은 수술을 견뎌냈다. 아직 옆으로 돌아눕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해서 맞고 있다.

장 씨의 어머니 이정연(53) 씨도 1년째 딸의 곁을 지키며 병간호를 하고 있다. 정신적인 충격이 커 간호인을 쓸 수도 없어 1년 새 이 씨의 몸도 많이 상했다. 이 씨는 "딸이 얼마 전부터는 답답하다며 뛰어내리고 싶다는 말까지 자주 한다"며 "연우가 하루빨리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한숨지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4. 4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7. 7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