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지방의원의 업무추진비 집행과 관련, 개인 명의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지 못하는 등의 기준을 담은 규칙을 개정한다.
특히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회의 등에서 참석자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된다. 앞서 부산지법은 업무추진비로 동 주민센터 공무원 등에게 음식을 제공한 부산지역 기초의원 3명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본지 지난달 31일 자 6면 보도)해 혼란이 불가피하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의원의 업무추진비 집행대상과 사용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담아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이하 지자체 업추비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현행 지자체 업추비규칙은 자치단체장의 업추비 집행기준은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방의회가 지역 여론 수렴 활동을 하면서 집행한 비용 등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소지가 다분했다. 또 일부 지방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도 드러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행자부의 지자체 업추비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의원 업추비는 ▷이재민 및 불우소외계층 격려·지원 ▷각종 회의·행사·교육 ▷의정활동 및 지역 내 홍보 ▷직무수행과 관련된 통상경비 등 9개 분야 31개 항목에만 쓸 수 있다. 또 동료 의원과 지방의회 소속 상근직원에 대한 축·부의금을 제외하고는 지방의원 개인 명의로 집행하지 못하도록 집행방식도 제한된다. 행자부는 이날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지자체 업추비규칙 개정안을 확정 짓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중에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해당 지방의회가 관할 지역의 현안 업무에 대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려고 개최하는 회의 또는 간담회 참석자에게 음식이나 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해 부산지법 판결과 배치된다.
부산지법은 지난달 동구의회 오미라 의장 등 의원 3명이 동주민센터 직원 등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각각 190만~46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업무추진비로 제공한 혐의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인정해 벌금 15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