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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현장에 체육관은 철거되고 기둥 흔적만 남아있다. 연합뉴스 |
- 리조트 대표는 기소조차 안돼
-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
- 피해학생 트라우마 아직 심각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오는 17일로 1년이 된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이 참사로 피해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심각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각종 정부 대책은 아직 국회에서 표류 중인 데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쳐 재발방지환경 조성이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17일 오후 8시30분께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는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560여 명이 총학생회 주최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열고 있었다. 행사 도중 체육관 지붕이 전날부터 내린 폭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무너져 내렸다.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학생 9명과 이벤트회사 직원 등 총 10명이 숨지고, 214명이 중경상을 입는 초유의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 수사 결과 사고 원인은 체육관 설계와 시공, 관리 등 복합적인 부실이 초래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붕 패널을 받치는 금속 구조물인 중도리 26개 가운데 14개를 지붕 패널과 제대로 결합하지 않았고, 주기둥과 주보에 저강도 부재를 사용했으며, 고강도 무수축 모르타르도 시공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리조트 측은 지붕이 눈 하중에 약한 구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쌓인 눈을 치우지 않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법 개정이 필요한 대책의 다수는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통과됐지만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에나 시행될 예정이다. 일부 부처의 대책은 추진방침 변경 등을 이유로 아직 한 건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노후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특정관리대상시설 관리주체에 안전점검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지난해 말 개정돼 올 연말에야 시행된다. 운동시설 및 동·식물원의 안전점검 강화 과제도 시행되려면 1년 가까이 남았다. 국토교통부가 이들 시설을 '2종 시설물'로 분류해 안전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특별법 시행령을 지난달 개정했지만 시행시기는 내년 1월이다. 붕괴된 체육관에 쓰인 '사전제작 박판 강구조(PEB)' 등 특수 건축물의 구조안전성 심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 건축법 역시 시행까지 5개월 남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2월 제시한 재발방지대책은 뚜렷한 결과물조차 없는 상태다.
피해자와 가족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 것은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다. 사고 후 대구지법 경주지원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체육관 설계·시공·감리 담당자 등 10명과 리조트 관계자 3명 등 모두 13명에게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체육관 시공사인 코오롱건설 관계자와 리조트 대표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피해 학생들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트라우마로 괴로워하고 있다. 사고 당시 허리를 다쳐 8주 진단을 받았던 부산외대 학생 A(20) 씨는 "지난해 3개월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 현재 외상은 회복됐지만 강당처럼 폐쇄된 곳에는 겁이나 들어가지 못한다"며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가야할지 몰라 두렵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A 씨와 같은 피해 학생들의 정신·심리치료를 위해 학내에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담을 거쳐 치료까지 이어진 사례만 600건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