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험활동 통해 조손간 소통 계기
- 노인들 "뭔가 해줄 생각에 설레"
할아버지·할머니가 어린이집에 가고, 어린이가 경로당에 간다.
노인 사랑방 역할을 한 경로당이 어린이에게 활짝 열리고, 어린이집에서도 할아버지·할머니의 구수한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다. 부산의 한 기초지자체가 세대 간 벽을 허물고자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다.
부산 동래구는 오는 13일 경로당 4곳과 어린이집 4곳이 1대 1로 자매결연 협약식을 하고 다양한 교류 활동을 전개한다고 8일 밝혔다.
경로당과 어린이집 간 교류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식 협약으로 이어진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번 협약으로 온천1동 경로당과 온천보라 어린이집, 안락뜨란채 2차 경로당과 뜨란채 어린이집, 명장1동 할아버지 경로당과 한마음 어린이집, 동래센트럴하이츠 2단지 경로당과 센트럴파크 어린이집이 '가족'으로 맺어졌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경로당과 어린이집을 오가며 정기적으로 만난다. 1, 3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활동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텃밭가꾸기와 봉숭아 물들이기 등 체험활동은 물론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도 함께 즐긴다.
특히 이번 설 연휴 직전인 17일에는 온천1동 경로당 할머니들과 온천보라 어린이집 아이들이 모여 만두를 빚어 함께 나눠 먹을 계획이다. 명장1동 할아버지 경로당과 한마음 어린이집은 명절을 맞아 '윷놀이' 한판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앞두고 경로당과 어린이집은 서로 기대감에 부풀었다. 동래센트럴파크하이츠 2단지 경로당 김종환(80) 회장은 "요즘 아이들과 관련된 사고가 많았는데, 우리가 아이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나 고민하다가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경로당에서는 지금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고 웃었다.
온천보라 어린이집 김미희(51) 원장도 "아이들이 할머니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이론이 아닌 체험으로 전통과 윤리의식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교류에 드는 비용은 전액 구가 지원한다. 동래구 관계자는 "단순한 휴식처에 불과했던 경로당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기찬 공간으로 바뀌면 어르신들 역시 남다른 보람을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