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울산시 울주군선관위가 오는 3월 11일 실시하는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와 관련해 공명선거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울주군선관위 제공

전국의 총 1328개 조합(농·축협 1117개, 수협 82개, 산림조합 129개)에서 280여만 명의 선거인이 참여한다. 선거인이 가장 많은 조합은 전남 순천농협으로 1만8262명이며, 가장 적은 조합은 부산 대형선망수협으로 21명이다.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는 228개로, 선관위당 평균 6개의 조합장 선거를 관리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조합장 선거는 조합별 법규나 정관 등 규정이 서로 달라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선거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산발적인 선거 실시로 인력·예산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혈연·지연 등으로 얽힌 후보자와 조합원 간 '돈 선거'의 관행화와 금품수수를 당연시하는 인식이 팽배해 왔다. 따라서 이번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는 불법 선거 방지를 통해 조합장 선거 관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선거 관리를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첫 동시 선거를 시작으로 앞으로 4년마다 이 주기를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벌써 불법 선거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도내 171개(농·축협 138개, 수협 16개, 산림 17개) 조합을 관리하는 경남도선관위가 28일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적발한 불법 선거운동 사례는 모두 17건에 달한다. 이 중 3건은 검찰에 고발하고 2건은 수사를 의뢰했으며, 나머지 12건은 경고 처분했다. 적발 건수 가운데 3건이 금품수수 행위로 드러나 여전히 '돈 선거'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남경찰청이 현재까지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도 19건, 22명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제공이 11건에 12명, 사전선거운동이 5건에 7명, 허위사실 공표·후보자 비방이 3건에 3명이다.

울산의 18개 조합을 관리하는 울산선관위 또한 선거법 위반 행위를 2건 적발해 1건은 검찰에 고발하고 1건은 경고 조치했다. 부산선관위도 2명의 후보 예정자에 대해 사전 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경고 조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후보자 혼자 선거기간에만 단기간 득표활동을 해야해 금품·향응 제공 등과 불법선거운동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선관위는 도내에서 조합장 입후보 예정자로 거론되고 있는 531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감시를 피해 더욱 은밀·교묘해지고 있는 불법선거운동을 척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선관위는 특히 '돈 선거'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적용, 고발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금품수수자는 예외 없이 50배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지역 이장, 부녀회장 등 지역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불법선거운동 신고 네트워크도 구축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29일에는 창원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선거 지원단'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단속활동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