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대생 위한 기회 확대 요구

"지방대생이 취업할 때 내세울 게 뭐가 있을까요? 오로지 실력으로 말하는 수밖에 없는데 부산시의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은 현장 실무경험을 쌓는 데 매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감각을 익히고 실무를 배우려는 수많은 후배를 위해서라도 이 사업이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산시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이 올해부터 중단된다는 소식을 들은 참가자들은 시의 사업 폐지 결정(본지 22일 자 1면 보도)에 대해 한목소리로 안타까워했다. 단기 인턴에 머물지 않고 정규직으로 연결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잘 진행되던 사업이 갑자기 없어져 후배들이 혜택을 받지 못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경남정보대 졸업을 앞둔 김은애(여·21·제과제빵 전공) 씨는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 현지 기업인 초콜릿팩토리에 정규직으로 당당히 입사했다. 업체는 초콜릿과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김 씨는 "해외취업을 고민하던 중 시와 학교가 준비한 해외인턴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한국에서 화상면접을 거쳐 처음부터 정규 취업이 됐다"며 "개인적으로 알아보려면 에이전시를 통해야 해 돈이 많이 들고 취업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한데 이 프로그램은 시가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해주고 일단 학교가 중간에서 다 알아봐 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심할 수 있어 좋았다. 후배들도 나처럼 좋은 기회를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최윤석(34·영산대 중국학과 졸업) 씨는 2006년 봉제업체인 대영해외상사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에 인턴으로 갔다가 현재까지 중간관리자로 활약하고 있다. 최 씨는 "지금도 대학 후배 6명이 인턴으로 근무 중이고 18명은 우리 회사를 거쳐 한국 또는 다른 나라에 성공적으로 취업했다"며 "먼저 현지에 간 선배들이 후배를 받아주고 키워주는 체계를 더 강화했으면 하는 단계에서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천세영(37·영산대 호텔경영학과 졸업) 씨는 해외인턴부터 시작해 국내에서 패션제조·유통업체 팀즈를 창업한 경우다. "당시 돈이 없어 워킹홀리데이도 못 갈 처지였는데 교수님을 통해 우연히 기회를 잡게 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내 커리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된 이번 프로그램을 후배들도 함께 경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11년간 실시해온 연 20억 원 규모의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돌연 중단했다. 사업을 수행해왔던 지역 20곳의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들은 매년 진행하는 계속사업인 줄 알고 올해 시행 계획을 다 짜놓은 상태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폐지를 통보해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시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 　사업비 및 참가 인원 대학 　　시비 　교비 매칭 참가 인원 경성대 2억4800만 원 1억500만 원 70명　 고신대  3800만 원 3000만 원 10명　 동명대  1억2000만 원 6000만 원 40명　 동서대  1억8000만 원 6300만 원 61명　 동아대  1억2800만 원 5760만 원 33명　 동의대  1억2000만 원 4700만 원 30명　 부산가톨릭대  1억2400만 원 6100만 원 34명　 부산외대  9600만 원 6000만 원 39명　 신라대  2억1800만 원 1억2000만 원 76명　 영산대  1억2900만 원 4100만 원 24명　 인제대  2600만 원 1600만 원 7명　 한국해양대  5200만 원 2340만 원 14명　 ※4년제 대학 기준. 전문대 별도·부산대 부경대 2013년까지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