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료·분변 쌓여 물고기 병 빈발
경남 남해안 어류 양식장의 수질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거제·사천·통영지역 11곳의 어류 양식장에 대한 환경평가를 실시한 결과, 6곳(55%)이 3등급(오염어장), 5곳(45.4%)이 2등급(주의어장)으로 각각 판정받았다고 14일 밝혔다. 3등급은 통영 4곳, 사천 2곳이며 2등급은 통영 3곳, 거제 2곳이다.
이번 평가는 2013년 8월 어류 양식장 면허 갱신에 앞서 환경평가를 받도록 개정한 어장관리법에 따라 이뤄졌다. 경남지역에서 양식장 환경평가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류 양식장은 10년 단위로 면허가 연장되는데 환경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면 해당 양식장은 연장기간이 5년으로 축소된다. 최하 등급인 4등급(오염 심화 어장)은 연장기간이 4년으로 줄어든다. 2등급은 10년의 연장기간은 유지되나 어장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번에 3등급을 받은 사천 28어장은 총유기탄소량(퇴적물 내 유기물 양을 측정하는 지수) 18.42㎎/g, 저서동물지수(퇴적물에 살고 있는 저서동물을 통한 오염도 평가) 39로 총점 6점을 받았다. 역시 3등급으로 평가된 통영 932어장은 총유기탄소량 25.38㎎/g, 저서동물지수 27로 총점 7점이 매겨졌다. 1등급은 총점 2~3점, 2등급 4~5점, 3등급 6~7점, 4등급은 8점이다.
이번 평가를 미뤄볼 때 경남지역 어류 양식장 142곳의 절반 이상이 3등급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경남지역 양식장의 90%가 면허기간이 20~30년 지속되면서 양식장 바닥에 물고기 사료와 분변 등이 쌓여 수질오염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고기 병이 빈발해 갈수록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경남지역 양식장의 어패류 생산량은 2008년 34만9000t에서 2011년 36만1000t, 2013년 28만1000t으로 2011년을 정점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경남 남해안 어류 양식장의 수질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르는 어업'이 위기에 닥친 만큼 어민들의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사료 찌꺼기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혼합사료 사용을 어민들에게 적극 권장하는 등 수질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