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도 유일무이 경력
- "리더십 도덕성이 단체장 덕목
- 정당공천·3선 제한 폐지해야"

하계열(70·사진) 부산 부산진구청장은 지난 20년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역사의 산증인이다. 마지막 관선 구청장을 거쳐 초대 부산진구청장을 역임한 뒤 8년 만에 다시 부산진구청장을 맡아 지금까지 내리 3선을 하고 있다. 관선 포함해 다섯 번의 구청장을 지낸 전국적으로도 유일무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 때문에 정통 관료 출신인 하 구청장은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지만 '직업이 구청장'이라는 '시기 섞인' 비판도 있다.

하 구청장은 ▷행정 경험을 통한 준비된 단체장 ▷리더십과 도덕적 흠결이 없는 강인하고 깨끗한 단체장을 기초단체장의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기초단체장은 광역단체장과 달리 정치력보다는 행정 실무에서 밝아야 한다"며 "그래야만 리더십이 생겨 복지부동하는 공무원 사회를 휘어잡고 4년 임기 내 사심 없이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구청장은 부산지역 기초단체장의 고령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초대에 비해 6대에 고령 단체장이 늘어난 것은 주민이 기초단체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로 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지역 행정을 노련하게 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 구청장은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폐지와 3선 연임 제한 철폐를 전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공약한 사안이며 국민 70% 이상이 폐지를 원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국민 여론이 정당과 국회의원에 예속된 기초단체장을 원하지 않는 것인 만큼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관철돼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과 달리 광역·기초단체장만 3선 연임 제한 규정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서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 구청장은 끝으로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기초단체의 권한은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재정난으로 줄었다"며 "'2할의 자치'(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 대 2에서 비롯된 말)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방자치의 발전은 요원하고 무늬만 풀뿌리 민주주의에 불과한 만큼 지방세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