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명계좌로 매달 일정액 횡령
- 부동산·주식 등 개인 유용
2011년 영업정지로 수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던 부산상호저축은행 그룹(계열사)의 임직원이 피해자들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 고객 돈 수십억 원을 빼돌려 부동산과 주식 등 개인투자를 자행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흥준)는 자신들의 친인척과 지인 48명을 부산상호저축은행이 운영하던 특수목적법인의 차명 임원 등으로 내세우고 급여를 지급하는 수법을 통해 총 50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로 부산2상호저축은행 A(60) 이사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B(57) 지점장 등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이사는 2006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부산상호저축은행이 부동산 시행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의 차명 임원 1명을 내세우고 급여 형태로 매달 100만~300만 원을 빼돌려 총 3억8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지점장도 친인척 등 7명을 차명 임원으로 만들어 이들 명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1억39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외 기소된 부산상호저축은행 임직원은 영업부 팀장부터 30대 직원까지 너나 할 것 없이 2005년부터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12억 원 이상의 고객 돈을 빼돌린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9억70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뒤 달아난 부산중앙저축은행 여신본부장 C(49) 씨를 수배했다. 부산지검은 이들이 은닉한 차명 부동산과 현금 등 10억 원 상당을 찾아내 추징보전하고, 예금보험공사에 횡령금액 5억 원을 직접 반환하도록 조치했다.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아닌 임직원의 비리가 대규모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9조 원대에 달하는 금융비리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부산저축은행 그룹 전·현직 경영진과 정관계 인사 42명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부산상호저축은행은 특수목적법인 120개를 설립해 부동산 투기사업을 진행하다 2011년 2월 영업정지된 이후 경영진의 비리가 검찰에 적발돼 박연호 회장과 김양은 부회장이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박흥준 부산지검 특수부장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예금보험공사에서 예금자 보호를 위해 거액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국가재정에 중대한 손실을 가져다준 비리 사건"이라며 "임직원의 부정과 비리가 경영진의 금융 비리와 함께 부산저축은행 부실의 원인이라는 것이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