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력증원 없거나 1~2명 충원
- 강력한 정책에도 실효성 의문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 인상, 금연 구역 확대 등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 자치단체가 단속해야 할 대상은 넘쳐나는데 예산 부족으로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부산 사상구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모든 음식점과 커피숍까지 금연구역 확대 정책에 따라 단속 인력을 2명 채용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상구의 흡연단속 대상 업소는 올해 2704곳에서 3369곳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담뱃값 2000원 인상 등으로 금연 상담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상담사를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새로 도입되는 금연지도원은 애초 2명을 위촉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미확정 상태다.

다른 자치단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구는 내년 1월 중순 흡연단속 인력 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연상담사도 현재 2명에서 1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금연지도원 4명도 위촉하기로 했다. 서구의 단속대상 업소는 205곳에서 내년 1281곳으로 5배 이상 늘어난다. 부산진구는 현재 2명인 시간제 계약직 단속 요원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금연지도원 역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수영구도 단속 인력이 2명뿐인데 충원 계획이 없다. 금연지도원도 내년에나 위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부분 자치단체가 담당 직원 1명, 단속인력 2명 수준이어서 최소 1000곳이 넘는 업소를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속 인력 신분도 하루 평균 4시간을 근무하는 시간제 계약직이어서 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금연지도원의 역할도 미지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금연지도원 제도 시행을 발표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비용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면서 위촉이 늦어지고 있다. 금연지도원은 금연구역의 시설 기준 준수 실태를 점검하고, 단독으로 금연구역 내 흡연 행위를 적발하면 관련 기관에 흡연자의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 정보를 제공해 신고하는 업무를 맡는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민원인들은 단속하려면 공평하게 모든 업소를 단속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직원 1명과 단속 인력 2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열악한 여건이지만 정부의 금연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