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반대그룹'이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24일 초비상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한수원의 원전자료를 연일 공개하는 원전반대그룹이 가동 중단을 구체적으로 지목한 고리 1, 3호기가 있는 데다 국내 최대 원전 밀집지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본부는 3개 발전소별로 비상 상황반을 구성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소장 또는 실장을 반장으로 6∼10명으로 구성된 상황반은 지난 23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극도로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직원들은 전화나 내부 인터넷망으로 원전 가동상황을 실시간 체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기 대응 매뉴얼을 수시로 확인했다.

비상 상황반은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 무기한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고리본부 건물과 발전소 주변 검문검색도 대폭 강화됐다.

주요 출입문 주변을 에워싸듯이 배치된 주·야간 위기 조치반은 드나드는 인원과 차량을 이중, 삼중으로 검문검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입하는 데 평소보다 2∼3배가량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고리원자력본부가 보안을 위해 출입 인원과 차량을 최소화하는 조처를 한 탓에 출입문 주변은 평소보다 오히려 한산해 적막감마저 돌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4일 저녁 늦게 고리본부로 내려와 대응 태세를 브리핑받고 발전소를 둘러보면서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등 철야 근무를 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또 25일 오전 고리본부 홍보관에서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등 인근 지역 주민 대표와 만나 이번 사태에 관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한편 자칭 '원전반대그룹'의 회장은 크리스마스부터 3개월 간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의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신이 보유한 10여만 장의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협박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