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의구 부산영사단장은 항만과 물류, 해운 등 부산이 가진 지리적 특장을 잘 살린다면 부산이 세계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덕철 선임기자 |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 명예영사들 열정·발품 팔아
- 자매도시 비공식 행사 성료
- 지역기업 판로 확대 발판
- 시민 행사 동참 더 확대를
# 미래 먹거리
- 투포트 버리고 부산항 확장
- 선박·해운중개소 설치 시급
- 선박금융시스템도 활성화
- 최고 전문가의 꿈 키워야
지난 15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강의구 부산영사단장 사무실을 찾았을 때 그는 3개의 명함을 꺼냈다. 부산시 국제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 포르투갈 명예영사, 캄보디아 국제선박등록청장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이다.
강 단장은 지난 11, 12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동안 민간외교관으로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도 그럴것이 강 단장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백성택 주아세안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와 함께 한-아세안 회의 부산 유치의 숨은 공신이다.
"지난해 백 대사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아세안 대표부 대사 13명을 부산으로 데려갈 테니 내년 한-아세안 회의를 부산에서 유치해보자는 것이었죠. 불꽃 축제가 열리는 날, 광안리 바다 위 요트에서 아세안 대사들이 부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아마 부산에 대해 아주 좋은 브리핑을 본국에 했을 겁니다."
강 단장은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기 3일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캄보디아 정부 인사들이 부산을 방문하는 데다 국제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부산과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 미얀마(양곤) 필리핀(세부) 인도네시아(수라비야) 캄보디아(프놈펜) 태국(방콕)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주최하는 재부산 근로자, 다문화가정과의 만남, 경제 관련 회의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강 단장은 "나를 포함한 각국의 명예영사가 정말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최근 '비선'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명예영사들은 양국 외교의 공식 채널은 물론 좋은 의미에서 비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회의로 부산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린 첫 번째 '다자간 정상회의'다. 이처럼 큰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는 것 자체가 부산에는 큰 성과다. 아세안 국가들이 앞으로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느낌 자체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아세안 10개국은 인구가 6억5000만 명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대부분 국가가 경제 성장기에 이제 막 돌입한 상황이어서 우리나라를 발전 모델로 생각한다. 각국 정부 인사의 말로는 이번 행사에 대한 만족도가 100%였다고 한다.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친 것은 향후 지역기업의 아세안 지역 진출에 든든한 보증수표가 될 것으로 본다.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된 데에는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렇다. 부산시민의 민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부산이 앞으로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예전 같으면 교통 통제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을 시민들이 이번 행사 기간에는 정말 모범시민으로서의 배려와 성숙함을 보여줬다. 부산시도 지금까지의 관료화된 행사 분위기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 10개국의 문화행사 등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가 많이 개최된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미래에 부산을 지탱할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크다. 부산의 핵심산업인 조선기자재과 해양플랜트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중국은 내륙의 값싼 노동력이 물밀듯 밀려들면서 배 한 척 건조하는 데 국내 비용의 3분의 1이면 된다. 또 해양플랜트 역시 미국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우수 인력이 중국 정부의 부름을 받고 귀국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부산의 먹거리는 해양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과 해양플랜트 같은 제조업 분야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항만과 물류, 해운 같은 해양과 관련된 3차 서비스는 부산이 가진 지리적인 조건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다.
우선 대규모 항만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 포트(부산-광양) 시스템을 버리고 부산지역에 항만 시설을 확장해야 한다. 전 세계의 모든 선박이 부산으로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상하이 해운중개소가 급성장하면서 세계 항만 물동량과 선박 건조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해양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도 선박·해운중개소 설치가 시급하다. 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선박금융시스템도 활성화해야 한다.
-부산의 최대 현안은 신공항 건설이다.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이 민자유치 방안에 대해 거론했다.
▶서 시장이 이번에 아주 잘했다고 본다. 신공항은 정치적인 논리로는 더는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반드시 건설되어야 신항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한 여객공항이 아닌 화물공항으로서의 기능도 십분 고려되어야 한다.
물류는 결국 얼마나 빠른 시간에 이동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신항만과 신공항으로 집결된 물류를 중국과 가장 가까운 서해안 도시까지 철도로 연결한다면 세계 물류 교역에서 부산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을 통과하는 철도가 놓여진다면 유럽까지 물류를 수송할 수 있다. 부산이 전 세계 화물과 선박의 집결지가 될 수 있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현재 많은 젊은이가 취업난으로 좌절하고 있다. 특히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나 역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셀 수 없는 좌절과 시련을 겪었다. 결국 모든 것은 인내와 노력이 해결해 준다. 요즘 젊은 세대는 취업난과 학업 스트레스로 고민이 많겠지만, 좌절의 순간을 인내와 노력으로 이겨내면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처음부터 천천히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고 산만하게 행동하기보다는 하나의 목표를 정해서 매진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인생에는 반드시 2, 3번의 기회가 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분명히 온다.
# 선박 '편의치적' 권위자…민간 외교관 역할도
■ 강 영사단장은
강의구 부산영사단장은 '편의치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다. 그 덕분에 정무직 차관급인 캄보디아 국제선박등록청장도 맡고 있다.
편의치적이란 세금 등 선박에 들어가는 각종 경비를 아끼기 위해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캄보디아, 파나마, 온두라스 같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들이 국가 주력산업으로 삼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 온두라스 교통부 장관과 파나마 항만청장의 아들과 교류하면서 편의치적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방학 때면 양국의 편의치적 업무 현장을 찾아 공부를 하고 부산에 돌아와 해운회사를 설립하면서 편의치적 전문가가 됐다.
편의치적 전문가 외에 강 단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명예영사직을 맡으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명예영사직을 맡은 나라만 해도 온두라스, 파나마, 캄보디아, 포르투갈 등 4개국이다. 또 부산지역 39개국 명예영사들의 모임인 부산영사단장직도 맡고 있다.
▷경남 합천(1946년) ▷부산공업고, 미국 어시너스 대학, 부경대 명예경영학 박사 ▷캄보디아 국제선박등록청장(현) ▷부산영사단장, 포르투갈 명예영사(현) ▷부산시 국제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현) ▷(주)코스모스마린부류 회장(현) ▷영연방 벨리즈국립해운항만청 선박등록관(현) ▷온두라스 선급협회 회장(현) ▷부산해양연맹 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