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원의 아픔…11일 새벽 전포사거리 뺑소니 택시 공개수배
김모(31) 씨는 10년 넘게 신문배달원으로 일하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해왔다. 그날도 어김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신문 배달을 나서던 중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뺑소니 사고를 당하면서 결국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11일 새벽 1시 50분께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사거리에서 한 택시(운전자 이모긿57)가 도로를 지나가던 김 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어 도로 위에 넘어진 김 씨를 영업용 흰색 택시와 검은색 승용차가 잇따라 밟고 지나간 것. 도로에 뿌려진 신문만 처참한 사고 현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 뺑소니 사고로 묻힐 뻔했지만, 김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 씨는 매일 새벽 5시까지 조간신문을 배달하고 나서 정오부터는 3시간가량 석간신문을 배달했다.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부양할 뿐만 아니라 객지에 나가 살고 있는 동생의 뒷바라지까지 했다. 김 씨의 지인들은 "항상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일하는 청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가 발생한 곳이 하필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였다. 이 때문에 경찰은 뺑소니 차량 공개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차량을 찍은 트레일러의 블랙박스를 확보했지만, 새벽인 데다 화질이 떨어져 차량 번호판을 쉽사리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뺑소니 용의차량인 택시 안에 승객이 타고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탑승했던 승객의 제보, 사고 당시 주변 차량 등 시민의 제보가 사건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보는 부산진경찰서 교통조사계(051-890-9254)로 하면 된다. 부산경찰 페이스북에도 뺑소니 용의차량을 공개 수배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