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도로 전국 최다" 큰 반발

부산시가 동서고가도로 등 교통 정체 구간에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시민저항이 예상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도로가 있는 부산에서 조세 성격의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혼잡통행료 시행 방안을 위한 용역을 내년에 발주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도로 확충 등 교통 인프라를 확대하기는 한계에 달해 승용차 수요관리를 통한 교통소통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내 대표적인 상습 정체 도로가 사업 대상이다. 시간대별로 통행료를 달리하거나 차로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시는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해 이날 오후 부산시청에서 '교통종합대책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영산대 최양원(교통공학과) 교수와 서울연구원 이신해 교통시스템연구실장이 각각 '부산 교통난 해소 방안'과 '교통수요관리를 통한 대중교통이용 활성화 대책' 주제 발표에서 혼잡통행료 징수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최 교수는 동서고가도로의 혼잡 해결 대책의 일환으로 도심 진입 방향에 혼잡통행료를 징수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거둔 재원은 교통시설 확보에 재투자할 것을 주장했다. 이 실장은 서울시와 선진국 도시의 혼잡통행료 시행 방안을 소개하며 시행 초기 승용차 분담률과 교통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남산 1·3호 터널에 2000원의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혼잡통행료가 동결되면서 최근에는 그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의 시행을 두고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도 부정적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한국교통연구원 우승국 부연구위원은 "부산 같은 다핵구조의 교통망에서 혼잡통행료 제도를 시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기술·행정적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기보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교통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각종 도로망 확충을 언급하면서 혼잡통행료를 통한 승용차 이용 억제를 고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이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시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