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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10> 서의택 부산대 석좌교수

원도심 회춘하려면, 북항~부산역~산복도로 양방향 소통 길 뚫어야

  • 국제신문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14-11-19 19:30:0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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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택 부산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가 동남권 신공항이 갖춰야 할 조건과 부산의 도시재생사업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가덕도 신공항 유치, 원도심 부활의 도시재생은 민선 6기 서병수 시장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특히 신공항은 시장직을 걸고서라도 꼭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신공항을 가덕도에 만들어야 한다고 처음으로 주장한 이는 서의택 부산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이다. 1992년 부산대 교수 시절 부산상공회의소로부터 '가덕도 신항만 연구 용역'을 맡았을 때 가덕도가 신공항의 최적지임을 간파했다. 그는 "가덕도가 아니라면 굳이 신공항을 만들 필요가 없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생겨야 동남권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도시계획을 평가하면.

▶부산은 어지러운 도시다. 1945년 해방 당시 부산의 인구가 22만1000명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부산의 도시계획을 인구 30만 명을 목표로 세웠다. 해방 후 부산은 인구가 급속하게 불어난다. 외국에서 동포가 귀국하고, 6·25 전쟁으로 피란민이 대거 유입됐다. 1955년 일본이 목표로 한 인구보다 세 배가 넘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짜깁기가 불가피했다. 부산은 도시계획 구획 변경을 22번에 걸쳐 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부산의 교통은 남북으로 발달했다. 대도시는 환상형이 돼야 한다. 그런데 부산은 자연환경을 따라 선형으로 발달했다. 산이 많은 물리적 장애 때문이다. 부산시 도시계획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외곽순환도로 등이 이런 차원에서 진행됐다.

-경관의 측면에서 부산은 실패한 도시 아닌가.

▶그렇다. 산이 많아 산복도로가 많고, 그 위에 주택권, 특히 아파트가 많아 경관을 해친다. 원래 해발 100m 이상에는 건축을 않고 포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관을 보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산에는 심지어 해발 200m 이상에도 아파트가 다수 있다. 자연과 구조물이 조화하지 못하고 그 기준을 넘었다. 이미 상당히 경관을 해쳤다.

-그래서 도시재생 개념이 나온 것 같다. 민선 6기 도시재생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도시가 커지면 원래 외곽으로 확장한다. 하지만 외곽에 살면 불편한 점이 많다. 도심으로 들어오기 힘들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도시 회춘'이다. 부산시는 원도심을 활성화해 이를 구현하려 한다. 핵심은 양방향 교통과 주차공간 확보에 있다. 다른 것을 활성화해도,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일부 기능만 복원한 셈이다. 도로와 주차 공간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원도심 모든 곳을 이렇게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곳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어떤가.

▶추억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지역을 리모델링해 성공한 사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원도심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양방향 소통이 되는 길과 주차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재개발 중인 북항과 부산역, 산복도로를 연결하는 무엇이 필요하다. 최근 부산역 일원 도시재생 선도사업이 진행 중이다. 500억 원을 들여 덱을 만들어 산복도로와 연결한다고 한다. 가장 좋은 건 지하인데 도시철도 등 여러 요인으로 안 되니 이렇게 하는 것 같다. 덱 폭을 30m로 한다는데, 이렇게 해서 제대로 교통이 되겠나. 적어도 100m 이상 돼야 한다. 홍콩에서 평지와 산복도로를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한 것을 봤다. 아주 좋은 모델이다. 사람이 쉽게 산복도로로 갈 수 있어 지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봤다.

-신공항 수요조사가 끝나고 입지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시에 신공항 유치 전략을 조언한다면.

▶나는 1992년부터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공항 조건으로 부산은 24시간 공항을 주장하고, 대구·경북은 1시간 내 접근성을 강조한다. 아직 이 부분에 합의를 못 해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5개 시·도가 합의하지 않으면 신공항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속마음을 품은 것으로 안다. 내가 보기엔 이 두 가지 사항을 모두 포함해 외국 용역기관에 입지 타당성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야 5개 시·도가 합의해 타당성 용역을 시작할 수 있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왜 필요한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이 다수 있다.

▶공항의 위험도를 측정할 때 이착륙 시 장애물이 있는지 따진다. 김해공항은 돗대산이 있다. 실제 사고가 나 수많은 인명을 잃었다. 활주로가 짧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김해공항 인근에는 민가가 700가구 있다. 이들은 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이로 인해 김해공항은 야간에 비행이 금지되는 반쪽짜리 공항이다. 김해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확장이 어려울뿐더러 소음 문제 때문에 확장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다.

-24시간 공항은 왜 필요한가.

▶세계 국제도시치고 24시간 공항이 없는 곳이 없다. 시간이 아까운 바이어가 야간 비행 제한 탓에 발이 묶인다면 다시 부산을 찾겠나. 전국 13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곳은 김해, 김포, 제주 3곳뿐이다. 밀양에 신공항이 생기면 결국 적자 공항이 하나 더 생기는 꼴이다. 해안에 공항을 짓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소음에서 자유롭고, 수요가 많아지면 언제든 적은 예산으로 공항을 넓힐 수 있다. 누구는 해안 매립이 산을 깎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든다 하는데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요즘 바닷속 모래를 퍼 올리는 장비가 있어 쉽게 바다를 메운다.

-현재 부산시 안전문화운동협의회 공동위원장이시다. 부산이 안전한 도시가 되려면.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다. 전국에서 원전이 가장 많아 불안하다. 초고층건물이 전국에서 가장 많아 불이 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불안 요소가 많다. 매뉴얼을 정비하고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인명 피해를 줄이려면 시민은 안전훈련이 몸에 배야 한다. 훈련을 시에서 해주길 바라지 말고 기업과 학교에서 사정에 맞게 체험 교육해야 한다. 교육청은 안전 훈련을 교육과정에 넣어 실효성을 높이자.


# 인터뷰 후기


- 한창 바쁜 일흔여덟…머리색만 빼곤 청춘이었다

서의택 부산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와 인터뷰를 잡기 힘들었다. 부산대 석좌교수 외에도 동명대 이사장, 북항재개발 자문위원장, 부산국제공항포럼 회장, 부산글로벌포럼 공동대표,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위원장, (사)한일해저터널 연구회 공동대표, 한중우호친선협회 회장, 부산 안전문화운동추진협의회 공동위원장, 부산상의 경제정책 자문위원장 등등. 그는 바쁘다.

그는 1937년생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78세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바쁜 현역으로 현장을 뛰고 있다. 인터뷰 내내 별다른 자료를 참고하지 않고도 술술 이야기 보따리를 풀 정도로 해박했다.

▶주요 경력 ▷4대강 살리기 자문위원 ▷국토해양부 보금자리주택 통합심의위원장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추진위원장 ▷제4·5대 부산외대 총장 ▷대한 국토·도시계획학회 부회장 ▷파리8대학 대학원 박사 ▷부산대 대학원 건축공학 석사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제1회 자랑스런 부산대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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