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가 18일 청사 내 신바람홀에서 연 '희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찾고 상담을 하며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신발 특화산업관 꾸며 차별화
- 경력단절 여성 등 별도 부스
- 노인 구직기회 부족 아쉬워

18일 오후 부산 사상구청 지하 1층 대강당인 신바람홀에 차려진 '희망+ 채용박람회' 현장. 이날 이곳은 사상구를 비롯한 부산 전역에서 온 시민 1000여 명이 몰려 북적거렸다. 이들은 채용박람회에 나온 부산 경남 95개 업체의 현장면접에 참가하고자 찾아온 구직자들이다.

구직자의 상당수는 한창 일 할 나이인 40, 50대 남성들이었지만, 정장을 잘 차려입고 이력서를 지닌 채 면접을 보는 청년 구직자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사상구의 '신발산업 취업연계 기업맞춤 인력양성사업'에서 직업훈련을 마친 박모(28) 씨는 "구가 마련한 신발 산업 채용관에서 구직에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신발 기술자가 필요한 업체가 몇 개 안 돼 아쉽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사상구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경력단절 여성, 노인 등을 위해 별도의 부스를 운영했고 (사)사회적기업연구원은 창업상담을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최근 채용시장에도 불황이 닥치면서 지역 기초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취업 박람회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20일 강서구가 구인업체 120여 곳이 참가하는 채용 박람회 개최 일정을 발표하자 구직자 1500여 명이 참가를 신청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앞서 북구는 지난 6일 채용박람회를 열어 25개 사업장의 250개 일자리를 선보였는데 이날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지역 특화사업을 연계하는 등 차별화 시도로 지역 대학생들까지 끌어들이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초지자체의 채용 박람회가 구직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자리의 다양성이 모자라고, 특히 노인층을 위한 일자리 발굴에도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이날 사상구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박모(68·사상구 괘법동) 씨는 "노인이어서 하루 종일 매여있지 않아도 되는 단순 업무를 찾는데 상당수 업체가 기술을 요구하거나 젊은 사람만 필요로 한다"며 "취업지원센터에 가도 당장 일자리로 연계되지는 않고 서류 접수만 해놓고 보라는 식이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체 인력개발 담당자는 "여성 채용을 위해 마련한 부스도 실질적으로 전화 상담직에 한정되는 등 다양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지역 특화사업이나 지역사회 연계형 취업처를 더 많이 발굴해 특성을 분명히 한다면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