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25번 문항 복수정답 제기
- "5번 '18%포인트 증가'가 정확"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 세계지리 문항에서 오류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 수능시험 영어 영역에서 명백한 출제 오류가 발견됐다.

16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올해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 이날 720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영어 25번 문항의 오류에 대한 글이 많았다. 해당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대한 도표를 통해 틀린 보기를 찾는 것이다. 평가원은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이 2012년이 2006년의 3배 높다'고 한 ④번을 정답으로 제시했다. 제시된 도표에서는 2006년 29%, 2012년 53%로 명시해 확실하게 틀린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⑤번도 정답이라는 의견도 많다. 제시된 도표에서 휴대전화 번호 공개 비율이 2006년 2%에서 2012년 20%로 증가했는데, ⑤번은 '18% 증가했다(an eighteen percent increase)'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18%포인트 증가했다'가 정확한 서술이다. 이에 따라 ⑤번도 틀린 내용이어서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은 25번 문항이 명백한 출제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민근 교사(센텀고)는 "학생들 대부분이 명백하게 서술이 틀린 ④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 또 문맥상 의미 파악에 큰 문제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문항에 오류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현오 교사(장안고)도 "대부분 학생이 ④번을 정답으로 적었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수능이라는 국가공인시험에서 납득할 수 없는 출제 오류가 나왔다. 최상위권 학생이라도 순간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복수 정답을 인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의신청이 집중된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해당 문항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과 관련해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것이다. 평가원은 보기 'ㄱ, ㄴ'이 옳다고 한 ④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지만, 이의 신청자들은 'ㄴ'만 옳은 내용이므로 ②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김형길 교사(예문여고)는 "교과과정에 빠진 내용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상식 수준에서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1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이의신청실무위원회의 검토와 학회·전문기관 자문을 거쳐 오는 24일 정답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