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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9>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부산은 변화를 열망…신공항 민자개발 같은 '플랜B'도 세워야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4-11-12 19:19:00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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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시티 내 동북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오거돈 전 장관이 부산 발전 방안 등에 대한 복안을 밝히고 있다. 박수현기자
- 폐선부지 시민 환원은 공약
- 서 시장 명확한 입장 밝혀야

- 부산문화재단 인선 갈등은
- 민간 전문가 외면했기 때문

- 선거 때 받은 부산시민 사랑
- 통 큰 협력으로 보답할 것

'49.3%'. 지난 6·4부산시장 선거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록한 득표율은 그에게 또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했다. 비록 간발의 차로 지기는 했지만 무소속 후보로서 그가 기록한 득표율은 20년 부산시장 선거사에서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만하다. 부산시민들 사이에서 오 전 장관이 '이기고도 진 선거'를 치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 전 장관은 부산시장 선거 이후 오히려 지역의 어른으로서 시민들에게 더 뚜렷이 각인되는 분위기다. 오 전 장관도 선거 이후 국제신문과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 이후에도 거리에서 만나는 시민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이 느껴진다"며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시민들이 보내준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부산 발전을 위한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에 있는 동북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그는 10년 전 결성된 동북아미래포럼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얼마 전 부산대 석좌교수로 취임하셨다. 학교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나에게 부산대 석좌교수를 맡긴 것은 오랜 공직을 통해 얻은 행정경험과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국해양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해양에 대한 전문성을 부산대의 젊은 학생들에게 나눠주었으면 하는 이유일 것이다. 강의를 하는 것은 나에겐 여전히 스트레스이지만,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내실 있는 강의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특별한 건강관리 방법은.

▶6·4지방선거 이후에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때문에 내가 죽다가 살아났다는 소문이 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웃음) 시민 여러분이 적절한 시점에 저를 병원에 가게 하셔서 지금은 이전보다 더 건강하다. 예나 지금이나 등산을 열심히 한다.

-시장 권한대행, 장관, 대학 총장을 두루 거쳤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을 기대하는 분이 많은데요.

▶지난 선거에서 49.3%의 시민적 지지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나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지난 선거에서 부산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는 말을 시민들에게 많이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력이지만 부산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다시 출마하실 의향이 있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나에게 그런 귀중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부산시민들이 보여주었던 변화의 열정을 누군가는 이어가야 하고, 누군가 변화와 열정을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현재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최대 현안은 역시 신공항 건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전략이 있으신지.

▶부산이 동북아 해양수도로 발전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하다. 가덕도 신공항은 동북아 해양수도를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지금은 서병수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 생각과는 다르지만 지난 선거에서 서 시장이 약속한 대로 정치적 힘을 통한 해결에 힘을 보태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 지금은 여당 시장, 여당 당대표, 국회의장이 모두 부산 출신의 정치인이다. 하지만 우리 부산은 '플랜B'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민자개발 방식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해법으로 풀수 없는 경우도 우리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힘과 생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울 의향이 있다.

-지난 부산시장 선거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시장 관련 고소·고발을 취하하셨는데.

▶지금도 저를 지지하신 분 중에는 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느냐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골프문제, 종북문제, 논문문제 모두가 허위로 밝혀진 것이다. 게다가 내가 선거에서 부산발전을 위해서는 여야를 떠나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듯이, 긴 법적 시비가 서 시장이 부산발전을 위한 시정을 펴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서 시장이 진솔한 사과를 해왔기에 고소·고발을 취하해 '통 큰 화해와 용서'를 하게 된 것이다.

-서 시장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 주시죠.

▶첫째는 통합의 정치를 펼쳐 주시기 바란다. 부산발전을 위해서는 전 시민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와 더 소통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다. 단적으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 출마자 전원이 나와서 시민환원을 약속했다. 서 시장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잠재우고 선거 때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하나 더 덧붙이면 민간 전문가의 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부산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과정의 갈등도 민간전문가를 제쳐둔 채, 시가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

-부산 발전을 위해 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제 우리 정치는 변화해야 한다.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확인됐다고 생각한다. 인기에 영합하거나 정당의 이익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가의 발전,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인 그룹이 나타나야 할 시기다. 정당의 이익보다는 '가치'와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군(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부산의 젊은이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혹은 지역 원로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지금 부산의 젊은이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더 빨리 성장하고 싶다면 그 기회를 부산에서 찾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산은 힐링의 도시였다. 배려와 나눔이 우리 부산을 대표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 부산은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선구자적인 도시였다. 부산은 10~20년 후에는 반드시 동북아 해양수도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보다 더 많은 기회가 부산에 올 것이다. 그것을 잡으라고 당부하겠다.


# "졌지만 부산발전 힘 보탠 선거…요즘 더 건강해졌지요"

■ 인터뷰 후기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6·4부산시장 선거 직후 소화기 계통에 '작은 문제'(오 전 장관 본인의 표현)가 생겨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인터뷰를 하러 가는 내내 건강이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만난 오 전 장관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오 전 장관은 "내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당선 자체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부산 발전이라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시장이 누가 됐든 부산 발전을 위해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편하고 몸도 건강해지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올 들어서만 세 번이나 부산을 찾는 등 부산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데, 내가 지난 시장 선거에서 49.3%를 득표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그것만 봐도 내가 부산 발전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웃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부산 발전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주요 경력 ▷1948년생 ▷경남중·고, 서울대 철학과 졸 ▷행정고시 14회 합격 ▷부산시장 권한대행 ▷해양수산부 장관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현)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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