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산복도로 게릴라 버스투어에 참가한 여행자가 부산 동구 초량동 168계단에서 물동이를 직접 이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7월부터 이용객 1000명 돌파
- 원도심 돌며 얽힌 사연 소개
- 168계단 물동이체험 등 인기
"부산 갈매기~부산 갈매기." 5일 오후 여행조교 '손 반장' 손민수(37) 씨가 '부산 갈매기'를 부르자 12인승 승합차에 탄 관광객 5명은 손뼉을 치며 신이 났다. 민간업체 부산여행닷컴이 기획한 '부산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투어'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이름의 이 투어는 부산 산복도로 중심의 여행상품이다. 경로는 부산역~유치환 우체통~168계단(이상 동구 초량동)~천마산로 전망대~최민식 갤러리(이상 서구 남부민동)~송도 해안 산책로(서구 암남동)~부산항대교다. 유치환 우체통과 천마산로, 최민식 갤러리는 모조리 산복도로를 끼고 있다.
지난 7월 시작한 부산여행특공대의 산복도로 투어는 이달 안으로 이용객 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복도로에서 도시재생이 진행되면서 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30대 젊은이 두 명이 운영하는 작은 여행사가 여기에 도전해 가능성을 확인해 준 셈이다. 현재 이처럼 본격적인 산복도로 투어상품은 달리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여행특공대는 손민수 씨와 동갑내기 친구인 정봉규 씨가 의기투합해 1년 준비 끝에 창업했다. 정 씨는 동구 수정동 출신이고 손 씨는 어머니의 고향이 이 곳이다. 손 씨는 "해운대 광안리 등 기존 여행이 '정규군'이라면 산복도로 투어는 게릴라라고 보고 게릴라 버스투어라 이름 붙였다"며 "산복도로와 체험행사를 연계하니 가능성이 보였다. 얼마 전 싱가포르 신문에 소개돼 싱가포르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투어에서 승합차가 첫 목적지 유치환 우체통에 도착했다. 부산항대교가 훤히 보이자 참가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투어에 참여한 마츠오카 히데오(57·일본) 씨는 "해운대와는 다른 부산의 매력을 발견했다. 일본 고베나 싱가포르와 닮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관광객들은 업체 측이 준비한 엽서에 글을 쓰고 우표를 붙여 유치환 우체통에 넣었다. 이 편지는 1년 뒤 겉에 쓴 주소로 배달된다.
168계단도 인기가 높았다. 피란시절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던 팔도 피란민의 마음을 느끼는 물동이 이고 계단 오르기 체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동이를 머리에 인 여행자 김세영(여·35) 씨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물동이에는 실제로 1.5ℓ 생수병 4개를 넣는다. 정 씨는 "양은으로 만든 물동이를 구할 수 없어 주문 제작했고 똬리도 있다"고 설명했다. 손 씨는 "물을 길어 계단을 오르는 것은 부산 아지매들의 실제 삶이었다. 이것은 부산 산복도로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 부산 특유의 매력을 살리는 골목길 투어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