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자율학교인 경북 안동 풍산고 교정의 모습. 후기 자율학교는 일반고에 속하면서도 교육 과정 편성 및 운영에서 자율성이 보장되고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등의 특징이 있다. 풍산고 제공

자율형사립고와 자율형공립고의 등장과 함께 일반고의 입시 경쟁력이 더욱 약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일반고 가운데서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에 버금가는 자유로운 교과 편성으로 좋은 진학 실적을 보여주는 학교도 있다. 바로 후기 자율학교다. 초중등교육법의 특례규정으로 운영되며, 다른 학교와는 달리 교원 자격과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교과서 사용, 전국 단위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

입시전문컨설팅기관인 미래컨설팅 김대희 수석컨설턴트는 "자사고와 달리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등록금 역시 일반고와 비슷하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재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기본으로 하며, 최소한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은 전원이 기숙사에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 풍산고

- 전교생 4인 1실 기숙사 생활
- 원어민 토론반·에세이반 운영
- 사이버 학습·논술 강좌도

	후기 자율학교인 경북 안동 풍산고 기숙사 모습.

경북 안동시 풍산읍 풍산고는 전국 단위 자율학교 중 공주 한일고 등과 함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재단법인 병산교육재단이 운영하는데, 방위산업체인 풍산금속이 모기업이라 재정도 탄탄하다.

학생들은 침대, 개인용 책상, 옷장 등을 갖춘 기숙사에 전원 4인 1실 생활을 하며, 올해 말에 기숙사가 신축될 예정이라 생활여건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풍산고의 장점은 학력 향상을 위한 방식이 다른 학교와 차별화돼있다는 것이다. 정규수업 중에서 영어와 수학 과목은 15명 내외로 학력 수준을 고려한 반 편성을 통해 수준별 수업을 한다.

또 방과후 수준별 맞춤수업을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방과후 맞추수업은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논술 영어회화가 개설되며,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운영된다. 7~15명으로 한 강좌를 편성하며, 학년 구분 없이 수준별로 반을 꾸린다. 2개월마다 수준별 반 편성을 다시 해 학생 수준에 맞는 수업과 진도를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의 입지가 갖는 특성상 사교육 여건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강의을 활용하도록 50대의 PC를 구비하고 사이버 학습 체계를 잘 갖췄다. 또 도서관에 총 351실 규모의 자기주도학습공간이 운영되는데 이는 전교생의 숫자에 육박한다. 매일 아침 각 학급에는 3종의 일간지가 배부되며, 논술강좌가 운영돼 상위권 대학 입시 준비도 양호한 수준이다. 외국어는 원어민 토론반과 원어민 에세이 쓰기반이 운영된다. 제2외국어는 일본어와 중국어가 개설돼 있다.

이 밖에 인성교육을 위해 명사 및 학부모 초청특강을 연간 8회 진행한다. 양로원과 보육원, 장애인 재활시설 등에 대한 봉사활동과 풍산중, 풍산초와 맺은 멘토링을 통한 다양한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1인 2기'를 목표로 설정해 체육·예술 관련 2종목을 배우며, 주말 스포츠반도 활성화돼 있다.

현재 재학생 분포를 보면 경북과 대구지역이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며,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은 10% 정도의 인원이 재학 중이다. 김대희 수석 컨설턴트는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 3학년 모의고사 등급을 분석하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과목 모두 1등급이 22.2%, 2등급 이내는 45.7%나 되며, 3등급 이외의 인원은 5%가 안 된다.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 국영수 과목 평균 백분위는 4~5% 안팎"이라고 말했다.


# 선후배 멘토링·진로비전스쿨, 진정한 꿈 찾도록 이끌어

■창녕 옥야고

- 심화프로그램·주말 특강 보충
- 동아리 활동·독서교육 활성화

	경남의 후기 자율학교인 창녕 옥야고의 학습실인 홈베이스. 옥야고 제공

창녕 옥야고는 경남지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학교다. 옥야고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은 수준별 이동식 수업이 진행되며, 심화프로그램으로 수학영재학급, 수리인문논술과정이 운영된다.

방과후 강좌는 12개 강좌 18개 반이 개설돼 있으며, 주말 특강 보충과 자율학습도 운영한다. 탐구과목에 대해서는 선택제 심화과정이 도입하는 등 교과영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선후배 멘토링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인데 이를 위해 개인 학생수첩을 학교에서 제작해 배부하며, 총 24개인 동아리의 활동을 주중 2시간 시행한다. 경남 창녕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우포늪 환경보전 활동을 전교생이 연 6회 함께한다.

신입생들이 진로비전스쿨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진학에 대한 방향을 일찍부터 적극적으로 설정하는 것 또한 특징이다. 담당 교사와 연 4회 멘토링을 하는 형태다. 또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점도 최근 교육계의 흐름에 잘 들어맞는다. 이 밖에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나눔 프로그램, 일과 시작 전 5분 책 읽기 운동 등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입생의 80% 정도가 창녕군 이외의 학생으로, 입학 성적은 중학교 석차 백분율 기준 7~8% 안팎이다.

취재 도움말=미래컨설팅(blog.daum.net/operation1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