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재과정도 7단계로 과다

- 도시 경쟁력 16곳 중 10위

부산시의 조직은 고령화돼 역동성이 떨어지고, 관리 중심으로 운영돼 창의성도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산시의 시정 경영진단 용역을 맡은 엘리오앤컴퍼니의 박개성 대표는 3일 오후 시청에서 서병수 시장 등 시 간부와 산하기관장,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정 경영진단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부산 시정 경영진단 용역은 민선 6기 서병수 시장이 출범하면서 제대로 된 시정 전략과 조직 개편, 인사를 하기 위해 19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지난 8월 발주했다. 엘리오앤컴퍼니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컨소시엄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지난 8월 26일부터 용역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부산시가 '고령화된 관리형 조직'이라고 분석했다. 구성원의 평균 연령이 높고, 간부의 전보가 잦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급 이상 간부 공무원의 평균 연령은 53세 이상이었다. 특히 한창 일을 해야 할 5급 사무관의 평균 연령은 55세였고, 실무를 도맡은 기술직 6급 주무관도 52세에 달했다. 고령화는 승진 적체를 가져오고, 개방형 직위 확대에 대해 소극적이어서 조직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의 결재 과정이 7단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는 조직이 일 중심으로 짜여 있지 않고 관리 중심으로 운영되는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오앤컴퍼니가 시 공무원의 직급별 전보 주기를 분석한 결과 평균 2.1년에 달했다. 특히 4급 이상 간부가 되면 4급이 1.8년, 3급은 1.1년, 2급 1.4년 등 채 2년도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효율성과 책임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부산시의 경쟁력은 시민이 알고 있는 것과 차이가 났다. 시민을 상대로 부산시의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울산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 부문에서는 16개 시·도 중 15위를 차지했고, 생활 안전망 부문에서는 12위에 그쳤다. 소득 수준 역시 10위에 머물렀다. '일상에 문화가 정착되는 도시'에서 5위를 기록한 게 가장 높은 순위다. 이에 따라 전체 경쟁력은 10위에 머물렀다.

박 대표는 민선 6기 도시 비전 달성을 위해 ▷1등 산업 육성 ▷복지 메뉴판 도입 ▷10분 내 생활권 조정 ▷외부 접점 지역을 전진기지로 개발 등 7대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내년 초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정 경영 전략과 실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