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부산 북구 구포왜성 근처의 무단
경작지. 홍영현 기자 |
- 토지 소유주 오랜 경작에 훼손
- 사유지 매입이라도 서둘러야
부산 북구의 시 지정 문화재 보호구역 일대가 무단 경작지로 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 지역은 오래전 정비계획이 수립됐지만,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개발이 반쪽만 진행된 채 중단됐기 때문이다.
2일 부산 북구 덕천동 434번지 구포왜성 일원. 성곽 주변 곳곳에 텃밭 경작지가 자리 잡았다. 성벽 바로 위에도 작물을 심었다. 구포왜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석성이다. 조선시대 일본식 성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돼 1972년 부산시 지정 기념물 제6호가 됐다. 성곽 주변은 문화재 보호구역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단 경작지로 둘러싸인 형국이다. 1972년 정부가 이 지역을 근린공원으로 지정한 뒤 1997년 공원조성계획이 결정됐지만, 성곽 주변 토지가 대부분 사유지여서 공원화 사업은 속도가 더뎠다.
공원 부지는 남해고속도로가 관통하면서 남쪽과 북쪽으로 양분된 상황. 공원 남쪽(3만6539㎡)은 2005년 시비 212억 원을 들여 북구문화빙상센터를 건립하고 2010년 정부특별교부금 35억 원으로 북이희망교를 완공해 조성사업이 마무리됐다. 이어 북구는 2012년 4700만 원을 들여 공원 북쪽(11만7944.2㎡) 개발계획이 담긴 구포왜성 종합정비계획 용역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르면 사업비 70억 원으로 왜성 모습을 복원해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일제강점기 군수품창고였던 왜성 내 땅굴을 관광지로 활용한다. 또 공원 안에 화명생태공원 연결다리(예산 50억 원)와 생태학습·체력단련장 등 시설(60억 원)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사업비 3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전체 부지의 79%를 차지하는 사유지 85개 필지(9만6733㎡)에 대한 보상(120억 원)이 가장 급하다. 지난해 구가 왜성 복원을 위해 인근 사유지(3146㎡) 매입비 1억7000만 원을 시에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올해 사업은 불발됐다.
구 측은 2020년까지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해제되므로 토지 보상비라도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구 관계자는 "구포왜성은 문화재보호구역이지만 인근 개인 토지 소유주들의 오랜 경작으로 훼손된 상태"라며 "복원이 시급한 왜성 주변의 보상비 2억 원부터 다시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농민은 "10년 넘게 농사지은 땅인데 갑자기 그만두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지자체가 사유지를 매입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