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 장안읍발전위, 한수원에
- 방사능 피폭 조사 등 공문 전달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살면서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된 주민의 갑상선암 피해를 인정한 판결(본지 지난 18일 자 6면 보도)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고리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핵 시민단체들은 공동소송 원고를 모집하는 등 한수원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발전위원회는 최근 주민 이모(48) 박모(여·48) 씨 부부, 아들(22)이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법원의 1500만 원 배상 판결과 관련, 한수원에 원전 인근 주민의 요구 사항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공문에서 ▷전 장안읍민 대상 방사선 피폭 피해 여부 조사 ▷고리원전 주변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는 갑상선암 환자 보상 ▷주민 대표와 함께 역학조사 민간 검증단 구성 등을 요구했다.
조창국 위원장은 "최근 법원 판결은 원전 주변 지역 주민 중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의 2.5배라는 2011년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보고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며 "한수원은 최대한 빨리 근원적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의사회,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연구실 등 8개 시민단체와 연구소는 한수원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 공동소송을 통해 원전의 암 발생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들은 다음 달 30일까지 '원전 주변 지역 갑상선암 피해자 1차 공동소송' 원고를 모집한다. 대상은 각 원전(고리·월성·한울·한빛원전 등)의 방사능비상계획구역(8~10㎞) 내 3년 이상 거주했던 사람 또는 갑상선암 발병자이다. 참가비용은 인지대 등 기본 행정비용이며, 승소 시 수임료는 변호사와 협의할 계획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법원은 암 발생이 법적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물질 방출로 인한 것이라 해도 법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원전 주변 지역에서 암 발병으로 말미암아 고통받아 온 주민들이 원전에 책임을 물을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암 발병과 원전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고리본부는 원전 인근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