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개막식에 참석, 하마둔 뚜레(오른쪽) ITU 사무총장에게 기념우표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사무총장 중국 단독 출마
- 최장 8년 ICT정책 영향력
- 관할범위 인터넷 포함 땐
- 미국 ICANN이 독점해온
- 도메인 관리 등 핵심 권한
- 국제기구로 이양 가능성
- ICT융합·사물인터넷 촉진
- 한국 측 제안 채택여부 관심
2014 부산 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하면서 어떤 정책 결의안이 채택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국 출신의 훌린 짜오 ITU 사무총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지금까지 미국 주도로 운영되던 글로벌 인터넷 관리체계에 생길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선거에 단독 출마한 짜오 사무차장이 사무총장에 선출되면 최장 8년간 중국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정치·경제·사회 관리체계(인터넷 거버넌스)를 두고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도 관심사다.
■ '인터넷 거버넌스' 패권 전쟁
이번 전권회의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는 정책 의제는 인터넷 거버넌스다. 2006년 ITU 전권회의서 촉발된 인터넷 거버넌스 논쟁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ITU 전기통신세계회의(WCIT-12)에서 '폭발'했다. ITU의 관할 범위를 통신에 이어 인터넷까지 포함하자는 러시아 중국 등과 이에 반대하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 간 갈등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올 3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관리·감독 권한을 내년 9월까지 국제다자기구연합으로 전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전 세계 인터넷 주소의 배분 등 관리 업무는 현재 미국의 민간기구인 ICANN이 맡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ICANN 권한 이양 발표에도 여전히 인터넷 공공정책과 자원 관리, 개인정보 보호 등을 국제기구 차원에서 논의하자는 여론이 우세하다. 중국 러시아 등은 유엔 산하 별도기구를 만들어 권한을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국제기구가 생기면 오히려 국가의 인터넷 정책 개입을 초래해 자율성이 축소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 국가와 유럽 지역은 인터넷 관련 이슈에 대한 논의를 정부 관계자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도록 논의 구조를 개방하는 안을 이번 전권회의에서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글로벌 사찰 프로그램 '프리즘'의 정체를 폭로한 '스노든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해외 모바일 메신저 통제 정책, 국내 카카오톡 감청 논란 등 각국의 인터넷 통제가 전 세계적 이슈로 대두된 상황에서 인터넷 신뢰 기반 구축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마둔 뚜레 사무총장은 20일 해운대구 벡스코 제 1전시장에서 열린 ITU-개최국 공동 기자회견에서 "ITU는 보편 타당한 것을 추구하는 기술 중심의 기구이지, 국가 간 이념을 논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분과위원회에서 인터넷 거버넌스 문제를 다룰 수 있으며,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거버넌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격론이 벌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우리나라 제안 의제 채택되나
우리나라가 제안한 'ICT 융합'과 '사물인터넷(IoT) 촉진' 의제가 채택될지도 관심사다. 'ICT 융합' 안건은 글로벌 지속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ICT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른 산업에서의 ICT 활용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IoT 촉진'은 미래 초연결 세상의 핵심 기술인 IoT의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과 제도 정비에 대한 ITU의 역할을 강조하고 건강 농업 재난관리 등 비ICT 분야에서 IoT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에 적극적 참여를 촉구하는 게 골자다.
최근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사태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항공기를 추적하는 주파수 분배를 촉구하는 결의안은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태평양, 미주 지역과 아랍 지역에서 각각 의제로 제안했는데, 국가 간 견해 차가 크게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 온라인 아동보호와 기후변화, 개도국 차세대 네트워크(NGN) 등에 대한 ITU의 역할 등의 이슈가 다뤄질 전망이다.
■ 정책 결의안 채택 과정은
ITU는 통신규제와 정보통신 표준, 위성, 전파 등을 다루는 세계 최고의 UN 정보통신 전문 국제기구로, 전권회의에서는 193개 ICT 장관들이 참석해 글로벌 ICT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3주간 진행되는 총회 기간 인터넷 정보 격차 등 국제 협력이 필요한 글로벌 ICT 현안과 전파 표준화 ITU 예산 등 기술 및 운영 의제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ITU 전권회의에서 다뤄질 현안 의제는 지난해부터 아·태 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랍 동유럽 등 6개 지역별 준비회의의 공동결의(ACP)와 ITU 부문 회의를 통해 상정되며, 전권회의 기간 열띤 토론을 거쳐 공동 결의문으로 채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