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구간 설계 낸 컨소시엄들
- "수십억 헛돈 써" 법적대응 채비
- 개통 2022년 이후로 늦춰질 듯
부산시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3공구(학장동~엄궁동 구간)를 지하화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부산시는 16일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3공구의 건설방식을 애초 고가 형식에서 지하로 변경(본지 지난 10일 자 1면 등 보도)하기로 확정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부산시의 결정에 따라 지하 공사 발주에 따른 입찰안내서와 도면 등의 준비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3공구 2.3㎞ 구간에 대해 오는 12월 공사를 발주하고 내년 1월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교통공사는 우선 기존 사업비(732억 원)로 발주 절차를 진행하고, 유찰 시 타당성 재조사와 총사업비 조정, 기본계획 변경 등 후속 행정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지상구간으로 입찰이 시작된 3공구는 입찰에 참가한 5개 컨소시엄 가운데 한진중공업 측이 지하화 설계를 내면서 특혜 시비 등 논란이 시작됐다. 건설방식 변경으로 기존 입찰 절차가 전면 무효로 되자 입찰안내서와 도시철도 건설 기본계획대로 지상구간의 설계를 낸 롯데건설 금호산업 코오롱글로벌 고려개발 등 4개 컨소시엄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16일 서울에서 4개 건설사 담당 임원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이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경동건설 흥우건설 신태양건설 삼정 태림종합건설 등 각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지역 업체도 "부산시의 결정을 믿기 어렵다"며 "그렇다면 지역 건설업체들이 수억 원씩 헛돈을 쓴 것이냐"고 되물었다.
파장이 확산하면서 부산시와 교통공사의 업무처리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상구 주민의 지하화 열망을 수용하더라도 유연하지 못한 일 처리 때문에 파문만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또 이번 입찰 무효화 결정으로 ▷기존 업체의 설계비 배상 ▷행정절차 이행 소요에 따른 사업 지연 ▷공사비 증액을 위한 정부협상 난항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4개 컨소시엄은 각각 30억 원 이상의 설계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공사가 소송에서 패한다면 설계비만 최소 120억 원을 물어줘야 할 판이다.
더구나 사업비 조정도 없이 무작정 입찰을 다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교통공사 스스로 지하화 시공을 위해서는 한진중공업 설계에다 301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상태다. 기존 사업비 732억 원으로는 지하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유찰을 뻔히 예상하고도 시공사 선정에 나선 모양새다. 예산 추가확보를 위해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번 설계 변경으로 추가 2년 이상 지연이 예상됐고, 당초 2018년이던 개통 목표는 2022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사하구 하단동 등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