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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5> 신정택 전 부산상의 회장

"신공항 등 인프라 절실…바다 ·컨벤션·관광서 성장동력 찾아야"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14-10-15 19:15:47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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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이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본사 회장실에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각계각층 원로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서 시장에 당부하고 싶은 말

- 에코델타시티 조성 등 역량 발휘
- 동서격차 해소·일자리 창출해야
- 객관적 조사땐 가덕도 절대 유리
- 인맥 활용 타시도 설득해야

# 지역 발전 전략은

- 북항재개발, 엔터테인먼트 연계
- 천혜 자연환경 관광상품화 박차
- 요우커·동남아 부자 발길 잡아야
- 실패 두려워않고 도전하면 성공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은 지역 경제계 원로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인사로 꼽힌다. 경륜과 덕망을 갖춘 신 회장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서 물러난 지 3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지역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회사 경영에 힘쓰면서 신공항 유치, 에코델타시티 조성, 도심철도 시설 이전 등 경제 인프라 구축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15일 신 회장을 만나 지역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기업인이다 보니 회사 경영을 제1순위로 하고 있습니다. 인천 포항 등지로 업무상 출장이 많아요. 또 부산글로벌포럼 대표로서 신공항 건설, 동부산권 디지털 기반 창조산업 밸리 조성, 부산의 의료관광 활성화 방안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안을 낼 수 있도록 토론의 장도 자주 마련합니다.

-서병수 부산시장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역 원로로서 서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서 시장은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정치적인 역량이 큽니다. 행정경험도 풍부해 부산 발전을 위해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요. 현재 부산 발전을 위한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로, 서 시장은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부산의 미래 원동력이 될 에코델타시티 조성공사가 올 연말 시작될 예정이고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도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잘 세워야 합니다. 또 동서 간 경제 격차 해소, 해외기업 유치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입니다.

-신공항 문제가 또다시 지역 간 이슈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입단속을 언급하고 있는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신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해 정치권에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은 잘한 것 같아요. 정치권이 자극적인 발언을 하다보면 오히려 지역 간 갈등을 부각시킬 수 있으니까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했고 정부의 행동까지 이끌어낸 사람이 바로 신 회장입니다. 지역 간 갈등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요.

▶신공항 건설은 지역의 숙원 사업입니다. 국제적인 전문가로 구성된 입지선정위가 객관적인 조사를 한다면 부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가덕도 외에 민원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입지를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따라서 시장이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경남도 대구시의 정·관계 인사와 물밑 접촉을 해야 합니다. 제가 상의 회장이었던 2006년 제기했던 신공항 문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만큼 부산입지가 최종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지역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결방안은 없는가요.

▶국가적으로 환율 문제,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요. 부산의 경우는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부산이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에코델타시티, 신공항 등 거시적인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경제 발전이 기대됩니다. 서 시장이 부산상의 회장이나 기업가, 경제인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분야에 힘을 쏟아야 하나요. 부산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경제 전략은 무엇입니까.

▶부산의 미래는 바다와 컨벤션, 관광 산업에 있습니다. 쇠락한 항구도시에 비전을 제시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재건사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싱가포르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도시를 재개발하고 관광 비즈니스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창인 북항재개발 사업도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관광 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지만 관광상품화 작업은 부족하지 않습니까. 중국관광객이 몰려오는 만큼 한옥마을 조성, 레드닷 디자인 박물관 건립 등 볼거리가 많도록 관광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합니다. 해운대구 벡스코와 같은 컨벤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관광상품화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요우커나 동남아시아의 부자들을 타깃으로 한 의료 관광, 항노화 산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방안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야 합니다.

-경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장년이 부산에 많이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서 시장은 일자리 20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를 위해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제가 상의 회장으로 있을 당시부터 시에 산업부지 부족 문제를 이야기했고 시도 산업단지 조성에 힘썼습니다. 글로벌기업, 대기업 유치에 나서 일자리가 넘치는 부산이 돼야 합니다.

-청년층의 최대 고민은 취업입니다. 이들에게 하실 말씀은.

▶청년층도 무조건 대기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역 강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을 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사무실에서 넥타이를 매고 하는 일만 좋은 걸로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요. 현장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공장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배운 후 내 사업장을 차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어요.

-신 회장은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박차고 나와 사업에 뛰어든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성공은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공무원 생활을 접고 사업을 시작했던 32세 때 고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을 수십 번도 더 찾아가 철강을 대어 달라고 졸랐습니다. 보름 동안 매일 비서실에 찾아가 기다리기도 하고 한 달간 박 회장 출근길에도 찾아가 부탁하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이니까 박 회장이 철강 500t을 주면서 팔아보라고 하더라고요. 동창생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에 외상으로 철강을 줬는데, 그 회사가 부도 나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강한 의지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할 때가 많은데, 젊은이들은 지금과 당시 상황이 다르다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일단 무슨 일이든 부딪쳐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세운철강은 포스코 최대 협력체로 연간 매출액이 8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큰 회사가 됐습니다. 회사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김해 창원 울산공장 등 철강제품의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역별로 특화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또 노사화합이 잘되는 것도 회사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외환위기 때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반납할 정도로 애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쁜 사회활동을 하면서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압니다. 종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집사람이 가톨릭 신자입니다. 결혼 당시 저도 신앙생활을 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바쁘다 보니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지 못했습니다. 56세부터 성당에 꾸준히 나가고 있어요. 세례명은 베드로입니다. 종교를 믿다 보니 생활이나 생각도 건전해졌습니다.


# 신공항 주창 철강맨, 글로벌포럼 만들어 지역발전 대안 모색

■ 신정택 회장은

1948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고 첫 사회생활을 공무원(옛 경남 진양군청)으로 시작했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양철지붕 개량 사업에 손을 대면서 철강업과 인연을 맺었다. 1978년 철강 판매 및 제조업인 세운철강을 설립했다. 물류비 절감, 노사화합 경영 등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6년 3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신공항 건립 운동을 시작했다. 그해 12월 부산을 방문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남부권 신공항 건립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정부가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신공항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에어부산도 신 회장이 주도해 만들었다. 공항 유치를 위해서는 항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역경제인의 힘을 모았다. 부산은 최고 항만과 철도 시·종점을 갖추고 있어 신공항이 완성되면 완벽한 물류인프라가 구성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 회장은 상의 회장 임기를 마친 뒤 2012년 9월 글로벌포럼을 만들어 지역 경제·사회 발전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포럼에 기업인과 대학교수 50여 명씩 모두 1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각종 토론회나 세미나 형식을 빌려 지역사회 발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경력 ▷동아대 경영학과 졸업 ▷(현)세운철강(주) 회장 ▷(전)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회장 ▷(전)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현)(사)대한럭비협회 회장 ▷'한국의 존경받는 CEO 대상(2008년)' '자랑스러운 부산시민 대상(2012년)' '대한민국 창조경제 리더 대상(2013년)'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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