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동구 19.5%-북구 10.4%
- 원도심 혼자 사는 어르신 수두룩
- 화명 등 신흥주거지 젊은층 유입
- 합천 32.9%-창원 성산구 4.7%
- 건강·복지·보육·교육 차별화
- 협동조합 등 일자리 창출하고
- 복합결핍조사 부활 등 지적
- 특정지역 집중 해소 장기 대책을
동남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4년 부산 울산 경남 고령자 통계'를 보면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구·군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편차가 9.1%포인트에 달했다.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노인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부산 서구 아미동에 거주하는 박모(여·73) 씨는 지병으로 몸의 한쪽이 마비됐다. 남편은 2007년 사망했고, 외아들은 2009년 결혼해 박 씨는 현재 혼자 살고 있다. 박 씨는 "며느리가 함께 살자고 몇 차례 권유했으나, 눈치 보이는 생활이 싫어 혼자 살겠다고 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 편하게 혼자 지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구와 동구, 중구 영도구 등 원도심 지역에는 박 씨처럼 혼자 사는 노인이 수두룩하다. 이 지역 일부 마을은 인구 대부분이 노인이다.
■ 부산 구·군별 편차 커
부산에서는 동구의 노인 인구 비율이 19.5%로 가장 높았다. 중구와 서구, 영도구는 18%대였다. 이와 달리 북구는 10.4%로 가장 낮았다. 사상구가 10.6%로 북구와 함께 10%를 유지했다. 해운대구와 사하구는 11%대여서 노인 인구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동구 등 원도심의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것은 해당 지역에 오래 거주한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반대로 북구는 신흥 주거지역이어서 젊은 층의 유입이 많았다. 북구는 화명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노인 인구 비율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기장군이 농촌 지역임에도 원도심보다 노인 인구 비율이 낮은 것은 정관신도시 덕분이다. 강서구 역시 명지오션시티 덕을 보고 있다.
이처럼 대도시에서 지역 차가 큰 것은 이례적이다. 울산은 농촌인 울주군(10.8%)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중구와 가장 낮은 북구의 차이가 3.3%포인트에 불과하다.
경남은 부산보다 지역별 편차가 심각하지만, 이는 도시와 농촌의 차이 탓이다. 합천군이 32.9%로 경남 지자체 중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았다.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창원시 성산구는 4.7%로 합천군과 28.2%포인트 차이가 났다. 합천군 외에 노인 인구 비율이 30%를 넘은 지자체는 남해군(32%) 의령군(31.5%) 산청군(30.8%)이다. 이와 반대로 노인 인구 비율이 10% 미만인 지자체는 창원시 의창구(8.3%)와 김해시(8.0%) 거제시(7.6%)였다.
■ 지역별 맞춤 정책 절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맞춤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모든 구·군을 아우르는 정책보다 구·군의 실정에 맞는 섬세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예를 들어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부산 동구 같은 원도심에는 건강과 복지 등 노인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노인 인구 비율이 낮은 북구에는 보육과 교육 문제에 정책의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 빈곤 문제가 대두한 만큼 원도심에는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등을 활성화해 노인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중단된 복합결핍조사를 부활해 마을별로 무엇이 부족한지 실태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복지개발원 초의수 원장은 "노인 문제는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들다. 부산시가 장기적으로는 특정지역에 노인이 집중되지 않도록 정책을 펴는 한편 현실적으로 원도심을 중심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만큼 광역과 기초지자체를 연결하는 지원단체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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