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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림사건' 관계자들이 25일 부산법원청사 앞에서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호석 설동일 최준영 이진걸 씨.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무죄 판결이 확정돼 기쁘기는 하지만, 사실 만감이 교차한다. 저희 같은 사람이 다시는 생기지 않으려면 국가보안법이 대폭 수정되거나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 검찰도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봐야 한다."
부산 지역 최대 공안사건으로 영화 '변호인'의 실제 배경인 '부림사건'의 피해자 고호석(58) 씨는 25일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 이후 부산법원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권력에 의한 공안 조작 사건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이는 고 씨를 비롯해 설동일(58) 노재열(56) 최준영(62) 이진걸(56) 씨 등 5명이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이들 5명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며 "피의자신문조서와 압수물 등의 증거 능력, 이적표현물의 이적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부산지법 형사2부(한영표 부장판사)는 재심에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이들 5명 외 부림사건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부림사건 관련 재심에서 계엄법 및 집시법 위반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이 내려진 적은 있지만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 판결이 처음이다.
한편 부림사건은 제5공화국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의 부산판이라는 뜻으로,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교사 학생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감금하고 고문해 국가보안법·계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공안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