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7~11월 특별감사 알렸지만
- 일부 구청 "업무과중" 돌려보내
"아파트 운영 비리 등이 의심되면 감사를 요청하라 해놓고, 막상 감사를 요청하니 입증할 증거까지 내놓으라니 앞뒤가 맞습니까?"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부산시가 시행하는 특별감사가 신청 단계부터 일선 기초지자체의 경직된 제도 운용으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 북구의 아파트 주민 A 씨는 지난달 26일 북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 내용은 지난달 부산시가 홈페이지에 '공동주택에 관한 특별감사 신청을 7~11월에 걸쳐 받는다'고 낸 공고를 보고 시청이 제시한 서류양식에 맞춰 신청서를 냈으나, 구청의 담당 공무원이 이를 부당하게 반려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양식에 맞춰 필수 증빙 서류인 주민 10분의 3 이상 동의서와 함께 구에 제출했다. 하지만 구에서는 감사 요청 사유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이를 소명할 증빙자료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반려했다"고 22일 말했다.
구청 담당자가 내세운 반려의 사유 중에는 주택법 59조 2항과 3항 규정이 포함됐다. 이 조항은 '감사 요청 때에는 주민 10분의 3 이상의 동의와 요청 근거 및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A 씨 등 주민들은 "주민이 합리적인 의심은 가지만 의혹을 명쾌하게 소명하기 힘드니 특별감사를 요청하는 것 아니냐"며 "더구나 부산시가 특별감사를 한다면서 신청서 양식을 간소화했는데 구청에서 그에 맞춘 신청서를 받지 않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은 동래구 사상구 등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구청 관계자는 "특별감사 시행에 앞서 감사 대상과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문만 내려왔다"며 "감사 신청이 남용될 경우 자칫 업무 과중이 발생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금정구 강서구 부산진구 등 일부 기초지자체는 시의 방침대로 별도 증빙 등이 없어도 폭넓게 신청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기존에 있는 법령을 그대로 적용할 거면 특별감사가 왜 필요하냐. 이는 행정편의주의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측은 주택법의 취지를 폭넓게 해석해 주민 불만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특감을 시행하는 것인데, 일부 구에서 자체 해석에 치우쳐 호응하지 않아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일단 신청을 폭넓게 허용한 뒤 감사 과정에서 소명과 함께 관련 자료를 요청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일선 지자체 행정의 융통성이 아쉽다"고 밝혔다.